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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에 기수양성소 11기로 들어와 85년 기수로 데뷔하며 어언 22년간의 사연 많고 굴곡이 많았던 기수생활을 접고 이제 조교사로서 새로이 업무를 시작한지 몇 일이 지났다. 7월 1일부로 나는 6조 임형규 조교사와 위탁계약을 하였던 마주분들의 말 9두를 인수받으며 조교사로서의 희망찬 출발을 하였다.
위탁마 9두, 관리사 3명, 그리고 앞으로 대성할 기수 이준철를 데리고 6조를 이끌어 가기위해 조교사로서 첫 출근하면서 기분 좋은 것 하나! 경마날 기수들은 마사지역을 입,퇴소시 초소에 배치된 싸인난에 사인을 하고 들어와야 하건만 조교사가 되니 그럴 필요 없이 그냥 들어오는 것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사인하는데 뭔 시간이 걸리겠나만은 새벽녘에 잠시 차를 세우고 사인하던 것이 상당히 불편하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수들은 경마날 핸드폰을 쓸 수가 없기에 기수사무실에 보관시키거나 아예 핸드폰을 꺼 놓는데 조교사는 그럴 필요가 없기에 핸드폰을 켜 놓고 있으니 왜 이리 찾는 전화가 많이 오는지 첫 업무를 시작하여서인지 마주, 사무실, 마방등 핸드폰이 불꽃튀는 것 같다. 전화가 많이 와도 귀찮지가 않고 “아이구! 이제야 사회와 닫혀진 생활을 하지 않아서 좋게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기분이 좋았다.
새벽 5시정도에 6조 마방에 올라가니 나와 같이 일하게된 관리사 3명도 일찍 나와 있었다. 나는 그들과 모닝커피를 한잔하며 앞으로 나의 마방 운영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하고는 위탁계약한 9두의 말들에 대하여 한두한두 마방에서 꺼내어 상태를 점검하여 보았다. 경마장에서는 말이 최고고 그리고 조교사는 말이 있어야 조교사로서 행세를 하기에 조교사로서 나의 첫 인연이 된 말들에 대하여 앞으로 이 말들의 성적을 어떻게 더 끌어올릴까 희망이 부풀어 있건만 막상 9두의 말들을 모두 점검을 하여 보고는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7마리는 그런데로 경주를 쓸 수가 있지만 두 마리는 도저히 경주를 쓸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경주마로서의 활용가치가 전혀 없다. 경주마가 경주마로서의 활용가치가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과감히 은퇴를 시켜야지? 그런데 이것이 나에게는 큰 고민이 되고 있다. 마주가 말 좀 잘 관리하여 달라고 하며 신인 조교사인 나에게 맡기었는데 조교사로서 첫 출근을 하여 고작 내린 결론이 마주의 사랑스런 경주마를 불용마처리하는 결정이라니... 마주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여야 할까? 고민고민하다. 나는 마주에게 결단을 내렸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두 마리는 불용마처리하는게 마주님에게도 이로울 것 같다고...
그리하여 나는 조교사가된 첫날 나의 첫 업무로 첫 인연을 맺은 경주마 두 마리를 구조 조정하는 가슴아픈 고통을 겪어야했다. 그래도 다행히 두 마리의 말이 사자밥으로 가지 않고 승용마로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갔기에 조금은 위안을 찾으며 나에게 주조조정이 되어 떠나간 두 마리의 경주마 "아이스콘"과 "대망주`가 오래도록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