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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2000M가 넘는 경주가 상당히 많을 뿐더러 5월에 열리는 <천왕배 춘계>의 경우에는 무려 경주거리가 3200M에 이른다.
과거 필자가 기수를 하던 시기에는 2200M 경주도 간간히 시행하였다. 그때 ‘징검다리’라는 마필이 후미에서 치고나와 추입하는 장면은 여러 경마팬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마필은 퇴직한 강윤식조교사(29조)가 관리했던 마필로, 필자가 신마 시절부터 1700M까지 기승하다가 다른 마방으로 옮기는 통에 지금 조교사가 된 배휴준 조교사가 기승을 하게 되었던 마필이었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볼 때 마필자원도 풍부해졌고 경주기록도 단축되었다. 그런데 최장거리는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장거리경주에 출전시킬 마필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행체의 이야기다. 물론 그럴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계속 장거리경주를 실시하지 않게 되면, 비록 혈통적으로 장거리 적성의 경주마라 하더라도 후천적 요소에 의해 장거리 경주마로 길러지지 않게 된다는데 문제가 있다.
말은 혈통과 거리에 맞추어 교배를 하게 된다. 그렇게 교배를 한다고 모두가 의도한 대로 되지는 않지만 가능할 수 있는 확률은 분명히 높을 수가 있다. 이제 한국경마는 세계에 이름을 알리려는 시기에까지 와있다. 한국에 도입된 씨수말의 수준도 어느 정도는 끌어 올렸고, 그에 못지않게 씨암말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요즘 도입되는 포입마의 경우 1억원을 넘는 씨암말도 종종 도입되고 있다.
지금보다 경주거리를 늘렸을 경우 시행체의 생각처럼 장거리에 출전할 마필이 적을 수는 있지만 한국경마의 대의적인 목표를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보다 경주거리를 조금씩이나마 늘려나가 경주거리의 다양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경주거리가 다양하게 되면, 그에 맞는 혈통쪽으로 배합을 연구해 교배도 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곧 경주거리에 맞는 경쟁력 있는 마필로 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불세출의 경주마 ‘제이에스홀드’가 내년에 미국 진출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제이에스홀드’가 경주하게 될 경주거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1800M 이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처음 문을 두들긴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제 한국의 마필이 세계에 나갈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고, 세계속의 한국경마가 관심을 가지려면 지금보다 긴거리를 뛰는 경주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경주거리를 늘려보는 계획을 세워보아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