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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주마가 외국경마에 참여를 눈앞에 두고 있고 향후에는 외국의 경주마들이 한국의 경마장에서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코리아컵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들이 본 궤도에 오를 날을 기대해 본다.
한국마사회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고자 몇 년 전부터 외국의 용병기수를 도입하고 있다. 우선 부산경마공원에 3명의 외국기수가 참여하였으나 “베이커”기수만이 남게 되었다. 베이커기수는 부산에서 리딩기수 그룹에 해당한다. 부산경마장 성적은 현재 507전 75승 준우승 62회로 승률 14.8%, 복승률은 27%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2005년 경남도지사배 우승과 2007년 KRA CUP 등 큰 대회 우승 경험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공사례를 시작으로 서울경마장에도 올해 3명의 용병을 수입하였다. 먼저 일본의 고치현에 있는 지방경마장에서 활동했던 “쿠라카네 이쿠야스”가 처음으로, 많은 경마팬의 관심 속에 나름대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현재 184전 15승 준우승 14회를 기록중에 있다. 두 번째 용병기수인 “토미자와 노조무”기수는 일본출신으로 호주에서 활동한 기수다. 8월 기승을 시작으로 한동안 낯선 환경적응에 어려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11월 첫 주에만 2승의 쾌조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 16년 동안 활약했던 “대니 크레이븐”기수가 지난주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그 역시 데뷔전에서 우승을 일궈내며 크게 주목받고 있는 요즘이다.
지난달 김명국 조교사와 이쿠 기수, 그리고 서범석 조교사와 노조무 기수가 필자가 있는 목장을 방문하였다. 김 조교사와 이쿠 기수는 이제 눈빛만 보고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관계가 되었다. 그리고 서 조교사와 노조무 기수는 함께 호주에 유학한 공통점으로 스승과 제자로서 공경과 이해로 이어지고 있다. 이 모습을 보면서 한국의 문화와 풍습을 까지도 이해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엿볼 수가 있었다. 다른 조교사들의 외국용병에 대한 평가는 우수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부산의 베이커기수의 경우 추운 겨울날씨에 적응하기가 힘들지만 성실하고 기승실력도 우수하다는 것이 부산경마장 내의 일반적 평가다.
필자는 그들이 기승하는 모습을 직접 경마장에 방문하여 지켜보았다. 결코 한국경마장의 리딩기수들에 비하여 뒤지지 않았다. 말의 힘을 안배하는 능력은 아직 한국경마의 완전한 적응이 되지 않아 미흡한 면이 있지만 이는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수의 말몰이는 경직된 면이 많이 보이지만 그들은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이것은 말에게 무리하지 않고 말을 몰아 낸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교사들이 그들에게 말을 기승시키고 싶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많이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이 고장이 나지 않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똑같이 우승을 해도 무리하지 않고 우승할 수 있는 것이 기승술의 차이인 것이다. 이러한 요인은 조교사는 물론 마주들도 무척이나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요즘 한국의 리딩기수들 사이에서도 이제껏 보이지 않던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 조교사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이러다가는 한해의 최다 우승을 외국기수에서 빼앗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도 한다. 이러한 긴장감이 한국기수들의 기승기술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계가가 되었으면 한다. 분명 한국에 온 용병들은 그 나라에서 크게 각광받는 기수들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승술이 한국의 리딩기수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기수들의 실력이 세계시장에서 얼마나 뒤떨어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용병들의 도입이 한국기수가 기승술을 더욱 연마하고 한 차원 높은 말몰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