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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은 경매의 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륙생산자가 주축이 되어 장수육성목장에서 실시하였고 제주생산자협회와, 그리고 민간목장에서 경매회사를 만들어 경매를 시행하였다.
장수육성목장은 낙찰률이 저조하였고, 나머지 경매는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1억 원에 낙찰된 마필이 나와 국내산마의 최고가를 기록하였다. 이제 국내산마의 경매가격이 1년 단위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앞으로 이보다 더 고가의 마필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경매의 양상이 현격하게 바뀌고 있다.
과거의 경매는 많은 마필들의 가격이 중간가격대의 마필이 많았으나 올해부터는 중간가격대의 낙찰률은 떨어졌다. 그리고 고가의 마필과 저가의 마필의 편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에만 해도 1천만 원 이하의 마필은 거의 없었다. 지난달 경매부터는 5백만 원에 상장된 마필도 3두나 되었으며 민간목장에서 주축이 되어 실시한 경매에서는 1천만 원에도 낙찰이 되지 않는 마필이 20여두에 이르렀다.
이것을 보면서 필자는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다. 첫째는, 앞으로 이러한 상황은 더욱더 심화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혈통뿐만 아니라 골격이나 균형이 잘 잡힌 마필들은 서로가 경쟁하여 더욱더 높은 가격에 낙찰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마필은 몇백만 원에도 낙찰이 되지 않아 폐기처분해야 하는 마필이 여러 마리가 생겨날 것이다. 둘째, 이러한 결과로 도태되는 목장들이 생겨날 것이고 그 속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빨라질 것이다. 셋째, 마주의 입장에서는 좋은 말을 사기위해서 더욱 경제적인 부담이 갈 것이고 반면에 저렴한 마필은 과거보다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 질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세계시장의 흐름으로 접근하고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경마선진국들의 경매를 보아도 아주 비싼 마필들은 경쟁이 심하고 저렴한 마필들은 낙찰률이 저조한 것이 세계의 선진경마국들의 경매상황이다. 이제 마주들은 얼마나 비싼 말을 살 것인가도 중요하겠지만 반대로 얼마나 저렴한 마필에서 진주를 찾을 것인가도 중요한 사항일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마필을 길러내면 충분한 보상이 따르지만 그렇지 못한 마필은 그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마주에게 마필의 선택을 도와주는 조교사의 입장에서는 고가의 마필을 추천했다가 그 마필의 경주성적이 형편없을 때 조교사가 받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는 생산자는 경쟁력있는 마필을 만들어 내야 한다. 양이 아닌 질로서 승부해야 한다. 조교사는 좋은 마필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혈통에 대한 공부와 배합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좋은 마필에 대한 상마법(相馬法:말을 살피는법)도 자기의 노하우를 가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 뒤쳐지는 생산자와 조교사는 낙오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5년 후와 10년 후의 변화된 상황은 지금 우리가 느끼는 것 보다 더욱더 변화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