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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조교사가 마방대여를 받게 되자 부산에서는 기존의 조교사들과 신규조교사 간에 밥그릇 싸움으로 얼룩지고 있다. 신규조교사들의 입장은 기존 조교사에게 관리되고 있는 경주마를 언제든지 신규 조교사에게로 마방이동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고, 기존조교사의 입장은 현재 경주에 뛰고 있는 마필은 이동할 수 없고 휴양마만 가능하다는 의견으로 충돌을 가져왔다.
신규조교사의 경우 즉시 경주에 투입할 수 없는 휴양마나 신마로만 마방운영을 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 마필을 관리하고 훈련시켜야 하는 관리사의 임금을 경주상금으로 충당하지 못하면 본인의 호주머니에서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규 조교사 본인이 상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이해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몇 개월을 계속하여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사의 임금까지 조교사의 주머니에서 지출하는 경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신규조교사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마주들과 접촉하여 기존조교사가 관리하는 마필을 가져오고자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부산의 신규 조교사가 필자를 찾아 온 적이 있다. 이유인즉, 부산의 아는 마주가 있으면 마필을 본인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이야기였다. 그 신규조교사의 입장을 이해 할 수가 있었다. 그는 현재의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신마나 휴양마만 가지고 마방을 시작하다 보면 최소 4-5개월은 관리사의 임금을 줄 수가 없다고 했다. 처음 마방을 대여 받은 후 관리사를 데리고 오면서 몇 개월간은 임금을 주지 못하게 되어도 이해를 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해 가면서 겨우 마방을 꾸렸다고 했다. 한명의 신규조교사에게 마방을 부여해도 이러한 어려움이 따르는데 동시에 5명이 조교사 개업을 했으니 어떻겠는가. 그러나 기존 조교사들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오늘 아침까지 본인에게 관리되던 경주마가 다른 조교사에게 관리권이 넘어 간다고 하면 이 또한 기가 막힌 일이 아니겠는가.
개인마주제는 무한경쟁체계 임에는 틀림이 없다. 철저한 능력위주의 적자생존이 마주제의 기본을 이룬다는 데에는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신규조교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몇 개월간은 신규조교사의 상금 몫까지 모두 경주상금 속에 넣어 버리는 것은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세무회계 처리상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경주상금에는 일부만 포함시키고 일부는 마방운영비 명목으로 몇 개월간은 보조금 형식으로라도 지급해주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처와 자식 그리고 가장인 조교사와 관리사들이 몇 개월간 상금을 전혀 벌지 못하고 신규조교사는 그 기간 동안 빚을 질 수 밖에 없다면 자칫 부정경마에 연류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번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경우는 기존 조교사의 마방을 그대로 이어받는 신규 조교사와는 처지가 다르다. 처음부터 맨땅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것도 한두 명도 아닌 여러 명이 동시에 개업을 하는 경우에는 현재와 같은 상금지급 방식의 보안책을 가져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