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속도에 대하여

“4코너까지 1, 2위마는 자신 있는데 결승선에서의 1, 2위마는 좀처럼 알 수가 없다”
경마에 대한 감을 잡기 시작한, 초보에서 탈피하는 시점에서 느끼는 경마팬들의 일반적인 정서다.
그래서 결승선에서 뒤바뀌는 승부의 윤곽을 예측하기 위해 화롱(F) 타임이 탄생했고, 더 나아가 현대인의 속도 감각에 맞게 후반 속도까지 응용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적지 않은 경마팬들이 입상마 선정을 위해 후반속도의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호에서는 후반속도에 대해 알아보겠다.

- 후반속도란 무엇인가
후반속도란 4코너에서부터 결승선(500m)까지 경주마가 작성한 주파기록을 시속(km\h)로 환산한 것이다.
초반속도와 비교해 볼 때 초반속도는 경주거리에 따라 측정 거리가 달라지지만 후반속도는 달라지지 않는다.(단 1700m, 1800m, 1900m는 내주로 사용으로 12m 줄어듬. 그래서 488m가 됨)
3화롱(3F) 타임과 측정 거리를 비교해 볼 때 3화롱 타임은 600m고, 후반속도는 500m라는 점에서 100m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표시 단위는 3화롱 타임이 ‘초’이고 후반속도는 ‘km\h’다.

- 후반속도의 의미
후반속도는 먼저 자동차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의 속도감에 맞게 경주마 능력을 환산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그래서 경마를 접한 지 얼마 안되는 초보팬이라고 할 지라고 경주마의 빠르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경주 거리와 관계없이 측정 구간이 모두 같다는 것에 있다. 경주마의 질주 습성을 선행, 선입, 추입으로 분류한 것은 초반속도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각기 다른 질주 습성의 마필이라고 할 지라도 결승주로에서는 전력질주 하기 때문에 같은 거리의 후반속도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3F 타임의 후반속도로 전환
3F 타임이 후반속도보다 먼저 탄생됐기에 대부분의 경마팬들은 3F타임에 더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그래서 3F타임을 후반속도로 전환해 보겠다.
100m라는 거리적 차이가 있으나 측정구간이 전력 질주 구간이라는 기본 전제가 같으므로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3F 타임이 40초인 마필은 후반속도가 54km\h가 된다.  만약 38초의 3F타임이 기록됐다면 후반속도는 56.8km\h다.
반대로 후반시속이 60km/h가 작성됐다면 3F 타임은 36초다. 이 기록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기 위해 예를 든다면 98년6월, ‘청파’가 1200m 신기록을 수립할 당시 3F타임이 37초2였고(후반속도:58km\h), 이에 가장 근접한 기록은 ‘천정천’이 데뷔전에서 기록했던 59.8km\h다.

- 평균적인  후반속도
실전에 후반속도를 적용해보자.
먼저 관심사는 1200m와 1800m의 후반속도가 비교 가능한 지다. 즉 같은 구간을 전력질주 한다고 할지라도 경주거리 차이에 따른 속도 변화가 있는 지 살펴봐야 한다.
이에 적당한 예를 찾기 위해 승군 전·후에 관계없이 일정한 질주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마필을 선택해야 하는데 ‘포트오먼’이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포트오먼’은 2번의 1200m 경주에서 56.3km\h, 56.8km\h의 후반시속을 기록했다. 그리고 1800m에서는 54.6km\h, 54.9km\h을 기록했다.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후반속도가 줄어드는 경향을 나타낸다.
또하나의 예 ‘새강자’는 1400m에서 55.7km\h의 기록을 작성했고 1800m에서는 56.3km\h의 속도를 작성했다.
이것을 기반으로 추정해 본다면 선행마일수록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후반속도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선입·추입마일 경우는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지금까지 후반속도에 대해 알아봤다. 아무리 후반속도의 우수성을 강조한다고 할지라도 후반속도도 주파기록의 부산물인 만큼 주파기록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그러나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그 무엇인가가 수치로 드러날 때 경마는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작 성 자 : 김대유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