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는 법(3)

말의 목은 마체 균형 유지하는 중심추

지난호에서는 말 머리 생김새를 관찰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그러나 각 부위별로 뛰어난 모습을 지니고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비록 머리가 아주 훌륭한 모습이라도 몸체와 연결을 시켜주는 목이 부실하다면 좋은 말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말 관계자들이 마체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보통은 목 부분에 대해서는 잘 언급하지 않는다. 즉 목 부분이 불균형적인 어떤 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말을 평가하는 요소로써 목의 생김새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짧은 목’을 좋아하는 사람, ‘긴 목’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짧은 목보다는 긴 목을 선호한다. 어떤 목이 꼭 좋다고 말할 수는 없고, 말의 목은 운동성이 자유로우며 머리의 무게를 무난히 감당해 낼 수 있어야 하고 말 몸체의 크기에 적당히 어울리는 것이 좋다.
말의 목은 여러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풀이나 사료를 먹기 위해, 또는 물을 마시기 위해 머리를 아랫쪽으로 숙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목은 머리와 목을 적당한 길이와 형태로 연결시켜 준다. 갑자기 앞에 어떤 물체가 나타나게 되면 머리를 신속히 움직여 몸을 비키면서 마체의 균형을 잡도록 유도해 주는 역할을 한다.
말의 눈은 얼굴의 측면에 붙어 있어 측면은 잘 관찰되지만, 정면과 정후면은 사각지대가 된다. 그러므로 주변을 잘 살피기 위해서는 수시로 머리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목의 신속한 운동성이 요구된다.
말의 목을 이루고 있는 목뼈(경추)중 처음 두개의 경추는 머리와 목을 연결시킴과 동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첫번째 경추(환추)와 두번째 경추는 목자체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머리만 상하 또는 좌우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관절이다. 세번째와 네번째 경추는 목을 이리 저리 흔들어 대는 중심점 역할을 한다.
말이 달리면서 마체의 균형을 잡기 위해 머리를 흔들거리는데, 바로 경추들이 중심이 되어 목의 운동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말 머리의 운동을 몸체에 연결해주는 기능성을 고려할 때 짧은 목을 가진 말은 마체에 균형이 맞는 적당하게 긴 목을 가진 말보다 불리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반면 목이 너무 긴 말을 머리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가 없으며 마체 균형 유지를 위한 신속한 머리의 위치 이동이 힘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잘 언급되지 않는 목의 또다른 기능은 말이 달리는 동안에 목의 근육이 어깨와 앞다리를 들어 올려주는 것이다.
목의 근육은 자연상태 길이의 3분의 2정도까지 운동시에 수축될 수가 있는데, 짧은 목의 근육은 수축정도가 자연히 짧아지므로 보폭도 짧아지고 다리운동의 유연성도 감소하게 되므로 마체가 비틀거리기 쉽게 된다.
긴 목을 가진 말은 근육이 잘 발달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목운동을 많이 하면 쉽게 피로하게 된다. 목의 근육이 약한 말들은 종종 목을 숙이고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으며 걷거나 달릴 때도 앞다리의 운동이 나약해 보인다.
목을 관찰할 때 주안을 둬야 할 것은 길이, 균형, 근육발달 정도다. 목을 살필 때는 목의 활용성에 근거를 두고 해야 한다. 목은 적당하게 곡선을 그리고 매끈하며, 귀 뒷쪽 즉 두개골과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좋다. 목 길이의 적정성은 머리의 자태와 목과 기갑 그리고 어깨 등의 연결이 조화를 이루어 균형적인가를 보고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말의 주행 추진력은 뒷다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틀린 생각은 아니다. 그러나 말이 추진을 하려면 힘이 전신적으로 골고루 분포돼야 한다. 앞다리와 어깨도 마체를 들어올려 주는데 상당한 기여를 한다. 바로 이때 목의 근육들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실제 경주의 결승직선 주로에서 결승점을 목전에 앞두고 서로 각축을 할 때, 목의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다면 앞발을 들어 내어 뻗는 보폭이 길기 때문에 유리할 것이다.
너무 굵은 목, 살찐 목 또는 가늘고 긴 목 그리고 머리와 목의 연결이 부드럽지 않은 목들은 한눈에 얼핏 보아서도 안 좋은 목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양목’이라 불리는 목의 형태는 목을 너무 곧게 세우고 있는 것을 말하며, 이런 말은 머리가 너무 높고 재갈을 잘 물지 않으며 앞다리의 지면 착지가 항상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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