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경주기록이 갖는 의미에 대해 다룬 바 있다. 거리별 평균기록은 의미가 없고 최고기록은 잠재능력으로 볼 순 있지만 역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게 골자였다.
이 밖에 경주마 기록 중에 필자가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3F타임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론 경주마의 공식 기록 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봐야 할 중요한 기록이 3F타임이라고 믿고 있다.
3F타임이란 결승선 전방 600m 지점으로부터 결승점까지의 통과시간을 초단위로 표시한 것이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3코너와 4코너 중간에서부터 결승점까지의 거리 600m를 통과한 기록을 뜻하게 된다.
경주거리에 관계없이 측정지점이 같기 때문에 거리별로 의미가 다르다 볼 수 있겠으나 3F타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3F타임에서의 1초 차이는 약 15m, 2초 차이는 약 30m를 뜻하게 된다. 경마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막판역전은 바로 3F타임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3F타임이 갖고 있는 의미와 경주거리별 3F타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부수적으로 경주마의 끝걸음에 대해 검토해 보자.
1, 3F타임이 갖는 의미
첫째, 지구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어떤 경주거리에서든 마지막 600m주파기록이 좋은 말은 지구력이 좋다고 인정할 수 있다. 전 경주에서 3F타임이 좋았던 말은 경주거리가 늘어나도 적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3F타임이 좋은 말은 중, 장거리로 진출할수록 빠른 적응을 보이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둘째, 스피드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마지막 600m를 최선을 다해 전력으로 질주한다고 가정해보면 3F타임이 지구력과 동시에 스피드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한 마필이 되기 위해선 스피드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이미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는데 바로 3F타임을 통해 그 마필의 스피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잠재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3F타임을 통해 마필의 잠재능력을 발견해낼 수 있다.
예컨데 추입마의 경우 편성상 상대마필중에 빠른 선행마가 많아 경주페이스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면, 4코너를 돌며 본격적으로 가속을 시작해 잠재된 최고능력을 발휘하며 앞서가던 말을 잡아내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바로 이러한 경우 그 마필의 잠재된 역량이 드러나게 되며 그 잠재역량이 3F타임이라는 기록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넷째, 여력(남아 있는 힘)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3F타임이 좋았음에도 경주마의 끝걸음(결승선 통과시의 발걸음. 즉 스피드)이 여유가 있었다면 그 마필은 해당 경주에서 보인 능력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3F타임과 결승선 통과시 마필의 끝걸음을 보면 여력을 판별해낼 수 있다.


작 성 자 : 김현웅 wohaha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