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세금으로 지역발전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마사회 각 지점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밉살스런 눈총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는지 걱정이다.
수도권 22곳에 고르게 분포된 마사회지점은 입점 당시부터 이미 자리를 잡은 현재까지 ‘교통대란의 주범’, ‘사행심 조작’, ‘도박의 종착지’등 좋지 못한 소리만 골라 듣고 있다.
경마지방화 시대는 경주경마장을 비롯한 부산·경남경마장 건설, 그리고 대전·광주지점 개장으로 시작됐다. 이가운데 대전지점은 지난해 화려한 개장과 동시에 벌써부터 지역민을 비롯한 중부 이남의 경마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시범적으로 개장한 대전지점이 이렇듯 성공리에 자리잡자 다음은 광주지점과 부산·경남경마장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9월 정부로 부터 승인받고 11월부터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동 대림테크노랜드 2층부터 4층을 임차, 내·외부 공사에 돌입한 마사회가 그러나 “경제기반이 취약한 향락 도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행심 조작은 불보듯 뻔하다”는 시민단체의 반발에 밀려 올 2월 개장을 늦추고 있는 것은 문제다.
생각보다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자 마사회와 정부는 “지역정서를 충분히 고려, 주무부서간 면밀한 검토 작업을 벌이겠다”고 일단 한 발 물러선 상태. 하지만 경마관계자들은 이미 승인이 떨어진 사안이므로 경마지방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낼 광주지점 개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마사회의 한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올 상반기중으로는 개장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밝혔으며 실제로 4월 중으로는 개장할 수 있으리라는 게 이를 지켜보는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이처럼 마사회가 4월중으로 광주지점을 개장할 수 있으리라는 낙관론 뒤에는 총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지역사회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즉, 그동안 줄기차게 반대의견을 내놓았던 녹색소비자문제연구원, 광주YMCA, 광주YWCA등 각 시민단체들이 총선을 앞두고 갖가지 시민운동에 박차를 가하느라 마사회 문제에는 미처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하루라도 빨리 경마지방화에 몰입해야 할 마사회로선 조용히(?) 광주지점 개장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며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이라 할 수 있는가?
여타 공기업과 다르게 마사회가 납부하는 마권세, 농특세, 교육세 등 일련의 세금은 연간 6천3백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특히 각 지점이 납부하는 세금은 전체의 65%인 4천억원 가량이고 이 금액은 경마장 소재지인 경기도와 각 지점의 해당 시·도에 각각 50%씩 할당돼 지역발전에 사용되는점을 고려한다면 지방경마장유치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특히 경제기반이 허약한 광주의 경우, 마사회지점이 들어서게 되면 연간 70억원 이상의 세수증대를 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수도권의 지점들과 마찬가지로 지역문화 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어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큰 몫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지역시민단체들은 마사회지점이 들어설 경우 교통대란 조성에 심지어는 사행심 조장으로 인한 가정파탄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수도권의 22개소를 비롯해 대전에서도 마사회지점이 성공리에 자리잡아감을 비춰볼 때, 광주지역시민단체들의 이같은 반대의견은 성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경쟁산업인 경륜의 성장세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경마의 지방화는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경마를 여전히 ‘저급한 놀음’정도로 치부하려는 한국민들의 정서가 경마를 멍들게 하고 있다.

작 성 자 : 이희경 violet@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