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귀가면)
마치 프로 레슬링의 ‘타이거 마스크’(?)를 연상시키는 경주마 가면은 멋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경주마 중에는 모래에 상당히 민감한 마필들이 많다. 경주중 튀겨지는 모래에 의해 위축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제 능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면을 착용한다.
상식적으로 뒷부분에 위치해 경주를 펼치는 추입마가 더 많은 가면을 착용할 것으로 짐작되나 실제는 앞에 위치해 경주를 풀어나가는 선행마도 적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마필이 선행에 나서는 이유가 선천적으로 순발력을 타고났기 때문이지만 반대로 선천적으로 순발력을 타고나지 못했지만 경주중 튀겨지는 모래에 의해 능력 발휘가 되지 않는 경주마는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인위적인 선행 작전을 펼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도된 작전이 무산될 경우 튀겨지는 모래에 의해 경주마가 고전할 것은 불 보는 듯 뻔하므로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가면을 착용시키는 것이다.
튀겨지는 모래와는 무관하게 가면을 착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천시나 혹은 우천으로 인한 불량주로일 때가 해당된다.
가면과 비슷한 맥락에서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기수들이 마스크를 착용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날씨가 추워서 이겠지만 사실은 튀겨지는 모래 알갱이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충격 완화 작용을 마스크가 해주는 것이다.
가면의 종류에는 단순가면과 귀가면이 있다. 단순가면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고, 귀가면은 모래가 아닌 소리에 민감한 마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다.

차안대

차안대는 가면과 더불어 사용하는 보조 기구로 눈 부위에 고정시키는 장신구다. 외형상 흰 반원을 연상케한다.
경주마가 차안대를 사용하는 이유는 좌우 시야를 차단해 앞만 보고 달리게 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마필에게 차안대를 사용하는 것은 않는다. 과학적으로 생각해볼 때 차안대는 분명 바람의 저항을 받아 속도 저하를 초래한다.
그러나 경주마 중에는 내측 혹은 외측으로 사행하는 악벽마들이 있다. 바로 이런 악벽마들에게 차안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바람의 저항에 대한 불이익도 있겠으나 전체를 놓고 볼 때 차안대는 분명 마필 능력을 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눈가리개

눈가리개는 발주 악벽이 있는 마필들에게 사용한다.
간혹 출발을 앞두고 발주기로 들어가지 않는 마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눈가리개다.
차안대가 앞만 보고 달리수 있게 해주는 장식물이라면 눈가리개는 경주마 시선을 가둬 마필이 사람의 유도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보조기구다.
눈가리개는 그 자체보다 눈가리개 사용으로 인한 파급 효과에 더 많은 관심이 가질수 있는데 발주 악벽으로 인한 끝번 신청을 한 말을 제외하고는 발주기 진입시 눈가리개를 사용하게 되면 그 경주마는 발주 재검을 받아야 한다.

붕대(교돌 보호대)

붕대는 발목 부상으로 치료를 받은 말이나 또는 질병이 있는 말의 악화 방지를 위해서 사용된다.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경마 팬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붕대와 교돌 보호대의 구분이다.
교돌 보호대도 붕대와 마찬가지로 발목 부위에 부착하는데 이것은 경주마가 질주중 자기 다리가 서로 부딪혀 상처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한다. 자기 다리가 부딪힌다는 것은 왼쪽 앞다리와 왼쪽 뒷다리, 오른쪽 앞다리와 오른쪽 뒷다리가 부딪힘을 의미한다.
결국 교돌 보호대의 착용은 경주 이전의 발목 부상과 전혀 상관이 없고 오히려 능력 향상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알아본 가면, 차안대, 붕대, 교돌 보호대등은 경주마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장식들로서 멋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비록 우승마 선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아니지만 이런 것들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면 경마가 갖는 매력에 더욱 매료될 것이다.

작 성 자 : 김대유 sweeth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