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갈까? 말까?
지난주 ‘즐거워’에 기승한 최봉주 기수와 ‘레드나이트로’에 기승한 김동철 기수가 각각 기승정지 2일을 당했다. 이들은 인기순위 1, 2위를 기록했지만 무리한 선행경합으로 인해 ‘즐거워’는 3위로 ‘레드나이트로’는 7위로 각각 골인했다.
이들의 기승정지 사유는 불필요한 선행경합인데, 자신의 마필은 물론 타마필에게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심판진의 설명이다. 실제로 경주를 지켜보던 한 경마팬은 “고의로 자폭하는 것이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사자인 최봉주 기수도 기승정지 결정을 수긍했다. 무리한 선행경합이 인기마들의 동반 입상실패를 가져왔기 때문.
하지만 일부 기수들은 무리한 선행경합으로 인한 기승정지가 계속될 경우, 외곽 게이트의 선행마들에 기승한 기수들의 기승정지 처분이 줄을 이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선행마가 일단 탄력이 붙으면 제어하기가 힘들기 때문. 또한 전형적이 도주마, 선행마에 기승했을 때 선행경합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선행경합으로 인한 기승정지는 좀 과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기수들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무리한 선행경합은 자제돼야 한다. 인기마의 동반 몰락을 초래하는 무리한 선행경합은 마필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없고 경주결과에 대한 팬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선행경합에 대한 기승정지가 처음 실시된 것은 지난 98년. 이제 기수들에겐 무리하게 선행경합을 할 경우, 팬들의 질책과 기승정지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기수들의 매끄러운 경주전개와 적절한 페이스 조절 능력은 경주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 기수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기승정지 결정에 대해 정형석 심판실 부장은 “외국의 경우 우리보다 더욱 강한 제재를 주고있으며 경주 전 선행작전을 생각했더라도 경주상황에 따라 마필의 능력을 적절하게 안배하는 원숙한 기승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정 과정은 “초반 선행싸움이 불가피해 경합을 하더라도 중반 이후 제어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정지 처분까지는 내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작 성 자 : 서영석 sys4001@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