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는 왕성한 내적 활동이 요구되는 게임이다. 혼자서 하는 놀이이고 상대가 누군지 모르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물론 넓게 바라보면 경마에 수많은 상대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우선 베팅을 하고 있는 모든 경마팬이 상대일 수 있고, 말을 조련하고 작전을 지시하는 조교사, 말을 타는 기수 등이 상대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마를 하는 우리는 상대를 의식하기는 하지만 직접 부딪치지는 않는다. 상대와 맞서서 수를 나누거나 겨루지는 않는 것이다. 따라서 경마는 자신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으며 내적 활동에 관한 다양한 기질적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경마의 본질적 특성과 관련하여 요구되는 기질적 특성에 대해 거론해 보자.
1, 내적 사고력
혼자하는 놀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경마와는 어울린다. 사회적 성향이 강한 외향적 성격의 소유자보다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가 경마에 더 적합한 것이다. 왕성한 내적 사고력으로 자신만의 성을 쌓기 좋아하는 사람이 경마를 정복하는 길에 더욱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타인으로부터 간섭받거나 영향받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경마에 더 적합한 기본적 자질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경마에서는 타인과의 의견교환보다도 내부의 성찰과 분석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2. 사고의 유연성
고질적인 틀에 사로 잡혀서는 경마를 잘 할 수 없다. 경마의 해답은 다양한 해석방법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다양한 방법에 의해 해석되는 만큼 개방된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개방된 태도는 사고의 유연성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특정 마필에 대한 편견이나 애정도 분석에 장애되는 요소다. 고정관념이나 편견 혹은 맹목적인 신뢰나 애정은 경마에 접근하기 위해 반드시 떨쳐버려야만 한다.
3. 균형감각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균형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편견에 사로 잡히지 않기 위해서 요구되는 것이다. 경주마나 경주마의 경주 모습, 현재 컨디션 등에 대해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평형적인 사고 즉, 균형감각이 강조되는 이유다.
4. 평정심과 자제력
위에서 말한 기질적 특성들이 경주분석을 위해 요구되는 것이라면 평정심과 자제력은 베팅시 요구되는 것이다. 경마는 앞서 설명했듯, 상대를 모르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평정심과 자제력을 잃어버린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자극을 받는다해도 냉철하게 평정심을 갖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평정심과 자제력을 상실하면 이성이 마비되고 이성이 마비되면 정상적인 분석과 판단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개개의 경주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마지막 인자는 운이다.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해서 분노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냉철하게 평정심을 유지하고 자제력을 보이는 것은 경마에서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볼 수 있다.

작 성 자 : 김현웅 om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