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마의 근간을 이루는 서러브렛 품종의 말은 어떤 품종보다도 외모가 수려하고 스피드가 빨라서 경마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품종이라도 잘 달리는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이 있다.
어떤 말이 과연 잘 달릴까 이런 구분을 잘 할수만 있다면 경마팬이 우승마를 선택하는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경마팬들이 가장 근접된 거리에서 경주마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예시장이다.
경주편성상 출전마들의 능력차가 크지 않을 경우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바로 당일의 컨디션이 된다.
그러면 과연 예시장에서 어떻게 좋을 말을 골라야 하는가?
말은 여러가지 자세나 동작 및 소리로 매우 명확하게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며, 이따금 그들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욕구, 소망 및 감정을 표현한다.
이러한 신체언어를 상식화시켜 알아두면 말을 보는 안목이 매우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예시장에서 실제로 마필을 관찰할 때 이런 것들을 알게 되기 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말이 좋은 상태인지 그렇지 않은지 구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말의 걸음걸이를 살펴보는 것이다. 사실 걷고 있는 경우 차이를 알아내기란 초보자의 경우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 깊고 차분히 보지 않으면 안된다.
예시장에서 마필을 관찰하는 많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경우중 하나가 바로 뒷다리와 앞다리의 교차상태를 살피는 것이다. 뒷다리가 앞으로 나가는 움직임을 자세히 보면 앞다리 쪽으로 깊이 들어와 딛기 때문에 뒷다리와 앞다리가 교차해 보일 때가 있다.
이때는 목의 움직임이나 눈빛 등 다른 상태도 상당히 좋은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뒷다리와 앞다리가 교차하는 것은 순간적이기 때문에 초보자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다리의 교차상태를 보는 요령을 소개하자면 뒷다리와 앞다리 양쪽의 움직임을 동시에 보려해서는 안된다.
뒷다리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보는 방법이 좋다. 뒷다리를 중심으로 보다보면 자연스레 앞다리와 교차모습이 보이게 된다.
앞다리와 뒷다리가 교차한다고 하는 상태는 뒷다리 뿐만아니라 앞다리의 움직임에도 관계되는 것이다.
마필이 전진하는 경우 지면을 차면서 전진하므로 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때 미묘한 차이지만 앞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지는 타이밍에 여유를 두고, 앞다리를 보다 오랫동안 지면에 붙이고 있는 말이 있다. 이것은 몸이 유연하고 활기차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말을 관찰하는 방법을 적고 있는 많은 책자들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털에 관한 얘기일 것이다. 건강하고 상태가 좋은 말은 털의 상태가 아주 좋다.
즉 반짝이는 털에서 빛을 많이 반사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기 위해선 빛을 마주보면 안된다. 빛을 등뒤에 놓고 봐야 정확한 털의 윤기정도를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갈기와 꼬리는 눌리거나 뭉쳐서 거칠지 않고 부드러운 마필이 좋다.
발굽이 튼튼한 말은 활기차게 빨리 자라며 그렇지 않은 말보다 잘 지치지 않는다.
말은 즐거울 때면 머리를 떨어뜨렸다가 갑자기 높이 쳐들고 코로 공중에 원을 그리곤 한다.
이러한 행동은 무엇을 갈망하며, 장난치려 하거나 어떤 조건에 반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라고 판단하면 된다.
때로는 머리를 돌리는 동일한 동작에 윗입술을 씰룩거리며 웃니를 완전히 드러내고, 꼬리를 흔들며 뒷발로 껑충껑충 뛰는 모습은 말이 기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한편 치켜든 꼬리는 장난의 주된 신호이기도 하며 꼬리를 치켜들고 뽐내면서 경주로에 입장하는 경주마는 모든 것에 만족해 있는 상태로 판단해도 무방하다.
물론 마필상태에 대한 관찰은 마필의 정확한 능력판단 이후에 부수적으로 이어져야 보다 정확한 우승마 선택이 가능하다.
좋은 상태를 관찰하는 법이 있는면, 상태나쁜 말을 고르는 방법도 있는 법. 다음은 상태가 좋지 않은 말들의 행동이다.
우선 앞다리가 앞으로 나가지 않고 그 움직임이 왠지 딱딱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대개 근육이 엉기어 있는 상태로 움직이면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마체를 보아서는 알 수 없고, 몸의 움직임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어깨가 앞으로 잘 나가지 않기 때문에 앞다리가 앞으로 나갈 때 둔해진다.
따라서 보폭이 좁아지고 총총걸음이 된다.
지금까지 설명한 예시장에서의 마필관찰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없지 않지만 꾸준히 반복해서 본다면 빠른 시간안에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다음호에서는 마필 각부분별 설명을 통한 마필보는 법에 대해 설명해 보기로 하자.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