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한국시간)에는 미국 뉴욕의 벨몬트경마장에서 전세계 경마인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제22회 브리더즈컵경마대회가 펼쳐졌다. NTRA(국제서러브렛경마연맹) 주최로 펼쳐지는 이 대회는 클래식경주를 비롯해 하루 8개 대회가 펼쳐진다. 8개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1천4백만달러(한화 약 1백50억원)에 달한다.

3세 이상마가 출전해 2000m 모래주로에서 경합을 벌이는 클래식대회에 4백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것을 비롯해 3세 이상 2400m 잔디주로에서 펼치는 터프대회와 3세 이상 암말만이 출전해 1800m 모래주로의 디스터프대회가 각 2백만달러, 3세이상 1600m 잔디주로의 마일대회, 2세마만 출전해 1700m 모래주로의 쥬브나일대회가 각 1백50만달러, 3세이상 암말이 출전해 2000m 잔디주로의 필리앤메어터프, 3세이상 1200m 모래주로에서 벌어지는 스프린트, 2세 암말만 출전해 1700m 모래주로에 벌어지는 쥬브나일필리대회가 각 1백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격돌했다.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는 미국과 캐나다의 유명경마장을 순회하며 펼쳐진다. 지난해에는 시카고의 알링턴경마장에서 열렸고 올해는 뉴욕의 벨몬트경마장에서 대회가 치러졌다. 특히 올해는 3관 대회의 마지막 관문인 벨몬트스테익스가 벌어지는 유명 경마장에서 대회가 치러져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는 세계 최고의 경주마를 가린다는 점에서 출전과정에서부터 엄격하게 자격을 제한한다. NTRA가 산정한 경주마별 포인트에 의거 다득점 순으로 출전자격이 부여된다. 포인트 산정대상은 전세계 경주마들을 모두 포함하며 혈통 경주성적 등 현재의 경주능력 뿐만아니라 후대 번식기대치까지 철저하게 검증한다.

가장 관심을 집중시킨 클래식대회는 다소 맥빠진 모습을 보였다. 올해 프리크니스스테익스와 벨몬트스테익스를 석권한 ‘어플리트얼랙스(Afleet Alex)’가 구절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으며 강력한 우승후보마였던 ‘락하드텐’(Rock Hard Ten)이 대회 하루전 갑작스런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세인트리암’(Saint Liam)이 손쉽게 우승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래도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기는 뜨거워 여전히 전세계 경마인의 높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마사회장과 기수협회장 일행이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를 직접 참관하는 열성을 보였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돌아왔는지는 모른다.

필자는 여기서 한국 브리더즈컵경마대회를 신설하자는 주장을 하고 싶다. 한국경마가 국산마생산을 시작한지도 어언 20여년이 되고 있다. 이제는 국산마의 비율이 전체 경주마의 80%를 넘어서고 있다. 양적으로는 세계와 경쟁을 해나가기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이제는 국산마의 질적 향상에 정책의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 국산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물론이고 생산자 스스로의 노력도 배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력의 방법은 다양할수록 좋다.

국산마의 질향상을 위한 방법의 하나로 브리더즈컵 경마대회 창설을 제안하고 싶다.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를 신설함으로써 생산자들에게는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한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경주마의 중요성을 일반 경마팬들은 물론 모든 국민들에게 알리는 기회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 열리는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를 보고 마냥 부러워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카지노까지 경마장에 설치하고 거기서 생기는 수익을 생산이나 경마상금에 투여할 수는 없을 지라도 생산자들을 위한 경마대회를 신설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경마현실을 감안할 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이미 골프며 야구 축구 등의 스포츠부문에서 전세계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을 뿐마아니라 전자 통신 자동차 선박 등의 산업에서 우위를 점해 나가고 있다. 경마산업이라고 하여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모든 정책을 경주마 중심에 놓고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한다면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진경마국의 경주마를 마냥 부러운 눈으로만 바라보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 선진경마국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가자.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