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의 용산장외발매소 이전을 둘러싸고 인근 지역주민 사이에 찬반 논란이 뜨겁다.
반대하는 측의 주민대책위원회는 18층 건물에 2천7백명이 입장하는 대형 장외발매소가 들어서면 교육환경이 나빠질 것이라며 성폭력 범죄와 유흥업소들이 난립하게 될 것이란 우려를 담은 성명을 냈다.

찬성하는 측의 이전찬성추진위원회는 7월19일 용산구의회 의장실을 방문하여 주중엔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되는 장외발매소 이전은 반드시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마사회의 장외발매소 개설 법규에 따르면 이전 예정 위치가 학교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로 200m 이상 떨어져야 한다. 이전 예정 건물은 인근 학교인 성심여자중고등학교 정문으로부터 직선거리로 235m 밖에 위치해 있다. 한국마사회는 현행 규제 대상을 벗어난 지역이어서 합법적으로 승인을 받은 상태다.

한국마사회는  2010년 정부 승인을 얻은 뒤 이전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최근 일부 시민단체와 이전 설치를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경마장 입점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대운동에 나서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대책위는 새 장외발매소가 학교밀집 지역에서 직선거리로 235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교육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며 이전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실상은 어떨까? 필자는 논란의 진위를 판단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살펴 봤다. 학교 주변의 유해시설을 규율하는 ‘학교정화법’  제5조는 규제대상이 되는 환경위생정화구역을  절대정화구역과 상대정화구역으로 나누고 있다. 절대정화구역은 학교출입문을 기준으로 50m이다. 이 구역에는 도축시설, 성인용품점, 풍기문란업종은 허가가 금지된다. 이에 비해 상대정화구역은 학교경계선으로부터 200m까지다. 그러나 상대구역의 경우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유흥주점, 사행행위장, 숙박업 등이 제한적으로 들어 올 수도 있다.

물론 학교로부터 200m를 벗어난 지역은 환경위생정화구역 대상이 아니다. 한국마사회 용산 장외발매소는 학교경계선에서 최단 직선 거리가 235m를 넘는다. 특히 학교와 장외발매소 사이에는 6차선 도로 2개 지나가면서 생활권을 완전히 갈라놓고 있다. 문제의 학교로 지목되고 있는 성심여중고와 장외발매소 사이에는 각각 6차선 도로인 청파로와 원효로가 한꺼번에 지나간다. 학교와 장외발매소를 원효대교 북단으로 이어지는 두 개의 큰 도로가 양 쪽을 확연히 갈라놓고 있다. 이 두 지역은 서로 다른 생활권역이다. 게다가 새로 이전할 장외발매소는 주변이 전자랜드 등으로 이어진 업무지구에 위치해 있다.

학교에서 장외발매소까지 걸어서 가는 경우 어떻게 될까? 학교 정문에서 도보로 이동하려면 지름길로 걸어도 직선거리의 두 배인 최소 474m를 걸어야 한다. 무엇보다 원효대교로 이어지는 대로가 두 개나 되기 때문에 두 개의 건널목을 건너야 한다. 신호등도 두 개다.  마사회 장외발매소 쪽에서 학교로 향하는 통행량은 거의 없다. 게다가 이 학교에 다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장외발매소 반대편에 거주하고 있어서 장외발매소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결국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특정 정치세력의 선동에 의해 부화뇌동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최근 모 정당의 K의원이 농림축산부 등으로부터 각종 자료를 제출받아 반대하는 측에 제공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 이런 의심을 더욱 구체화시키고 있다. 진실을 뒤로 한 채 반대만을 위한 반대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