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주일 동안 경주마의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능력검사와 발주검사 또한 2주일 동안 연속적으로 시행되지 못하는 등 경마파행이 확산되면서 경마중단에 대한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취재에 의하면 대부분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물론이고 경마팬들조차도 ‘아무리 나쁜 상황이라 하더라도 설마 경마가 중단되기야 하겠느냐’는 경마시행에 대한 믿음이 팽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경마가 중단되는 쪽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벌써 2주일 동안이나 경주마에 대한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주만 하더라도 모두 5개 경주가 편성되지 못해 분할경주를 실시하는 등의 문제가 야기됐으며 이번주부터는 새벽에 출근해야할 관리사들이 오전 9시에 출근함으로써 기수와 조교사들이 전담하던 새벽훈련마저 중단이 되었다. 경주마의 훈련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만 실시하고 그것도 기수와 조교사들에 의해서만 훈련이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 경주마들이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경주마들을 레이스에 출전시킨다면 가뜩이나 질이 낮은 우리나라의 경마가 더욱 볼품없어 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레이스의 질이 급격히 저하되자 일부 경마팬들은 ‘경마시행 유보하라’는 주장을 펴기도 하는 실정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이버공간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정경마운동연합’(운영자 장룡)은 2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경마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매출액 대비 세계 8위의 우리나라에서 경마팬들은 세계경주분류위원회의 경주분류 최하위인 3등급에도 등재되지 못하는 경주마들을 상대로 경마를 즐겨왔다고 전제하며 그러한 저급마를 상대로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국산마 한 마리에 우리의 마필생산 능력이 세계수준에 도달했다는 마사회의 자아도취와 국산마 시대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는 일부 스포츠신문의 본분을 외면한 협찬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경마팬들은 매출액을 통한 침묵의 성원을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경주질의 향상은 고사하더라도 불충분한 훈련으로 허우적거리는 경주마를 상대로한 경마시행은 중지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경마파행의 책임은 경마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구성원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어느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잘못만으로 한국경마가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의 독점 사업으로 시행권을 쥐고 있는 정부와 그 산하기관인 한국마사회는 물론이고 경마산업을 구성하는 모든 법인체와 개인들도 우리나라의 경마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신중하게 반성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마가 중단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그리고 만약 경마가 중단된다면 경마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구성원 이를테면 경주마생산 농민들부터 시작하여 서울경마장과 제주경마장과 관련한 구성원, 한국마사회와 관련된 모든 단체 및 개인, 심지어 경마정보시장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도 심각한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또 가뜩이나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가시지않은 상황에서 경마가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진다면 부정적 인식은 더욱 증폭될 것이며 고속성장의 탄탄대로도 무너지게 될 것이다. 정부를 비롯한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모든 지혜를 모아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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