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행산업이 소위 서비스 부문인 3차 산업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경마는 말을 생산하는 1차 산업, 경마장 건설과 사료제조 등 2차 산업, 경마관전 및 베팅 등의 3차 산업, 각종 지식정보를 전달하는 소위 4차 산업까지 망라하는 복합 산업이다. 그런데도 사감위는 제1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에서 경마를 편파적으로 집중 규제함으써 전체 말산업을 위기로 몰아넣은 바 있다. 2009년7월20일에는 전화, 컴퓨터 등으로 마권을 구입하던 온라인마권구매시스템(Knetz)을 전면 폐지했다. 토토와 복권은 전국 7000여 장소에서 판매를 하는데 비해 마권은 3개의 경마장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서만 판매한다. 그나마 본장과 장외발매소의 매출 비율을 50:50으로 하도록 했다.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사행산업들은 눈덩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동안 경마는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족된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분야별 사행산업증가율을 살펴보면 토토는 78.1%, 복권은 33.1%, 경륜은 20.9%, 내국인카지노는 13.5%가 늘어났다. 그러나 경마는 5.6%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발효되어 말산업을 육성하는 데 엄청난 재원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말산업육성 재원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지고 있다. 다른 사행산업들은 사감위의 규제로 인해 해당 산업이 몰락할 경우 없어지면 그만이다. 그러나 경마는 다르다. 1차 산업에서부터 4차 산업까지 그물망처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적 파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말산업계는 사감위의 기능과 역할을 ‘불법사행행위근절’에 집중되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그것이 지하경제 양성화정책에도 절대적으로 부응하는 방법이다. 전자카드 도입 반대 등에만 매몰되어 있다가는 사감위의 규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또는 시민단체 등이 그토록 반대하는 장외발매소에만 목매어 있다가는 결국 경마는 고사되고 말 것이다. 경마를 도박으로 생각하는 대부분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전자카드를 이용해 경마를 건전하게 즐기게 하겠다’는데 왜 반대하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 전자카드에 목숨걸기 보다는 다른 사행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제도 요구, 가령 온라인 마권발매시스템 부활, 동네편의점 마권 발매 등과 같이 형평성에 맞는 대응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경마는 사행의 강도를 놓고 따져 봐도 여타의 사행산업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다른 사행산업들은 그저 요행에 의존하거나 사람의 능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가령 복권이나 카지노를 예로 들어보자. 로또 복권의 경우 당첨 확률이 840만분의 1이다. 그저 요행이나 운에 맡기고 당첨을 기대해야 한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복권에 대한 큰 거부감이 없다. 카지노도 마찬가지다. 그저 요행이나 운에 맡긴 상태에서 잭팟을 기대해야 한다.
그럼 경마는 어떤가. 경마는 경주마라는 동물의 능력을 70%, 선수의 능력을 30%로 대입 시켜 100여 가지가 넘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추리하여 우승을 예측해야 한다. 어떤 아비마와 어미마 사이에서 태어났는지, 어떤 목장에서 생산 육성되었는지, 어느 감독이 관리하고 있는지, 어떤 선수와 호흡이 잘맞는지, 훈련은 어떻게 시켰는지, 체중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어떤 주로에서 잘 달리는지.........등 여러 요인들을 분석하고 추리해야 한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경륜과 경정은 일본과 대한민국 단 2개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경마는 120여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경마만 집중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경마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리는 일에 말산업 종사자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