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한국마사회는 1월13일 용산역 부근에서 운영중이던 용산지사를 전격 폐쇄했다. 노후된 건물의 안전문제와 건물의 경매진행이 이유였다. 사전 홍보도 없이 전격적으로 폐쇄함으로써 평소 용산지사를 찾아 경마를 즐기던 경마팬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폐쇄 사실을 몰라 용산지사를 찾은 경마팬들은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면서 한국마사회에 대하여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지사나 경마공원을 향하는 발길보다 아예 집으로 귀가하는 경마팬이 훨씬 많았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편파적 규제 때문에 입장객과 매출액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고도 없이 용산지사를 폐쇄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말산업육성은 더 큰 어려움을 맞게 되었다.

예전에는 건물의 노후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될 경우 대체 장외지사를 사전에 개설하거나 아니면 동시에 개설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용산지사는 그러질 못했다. 무려 1천200억원이나 투자하여 새로운 건물을 지어놓고도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로 이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시민단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 복지 문화 혜택을 위해 신용산지를 개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대체로 반대하는 쪽은 진보 또는 좌파운동을 하는 진영이고 찬성하는 쪽은 보수 또는 우파운동을 하는 진영이다. 흑백논리로 신용산지사 개설을 바라보고 있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말하면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편견이 빚어낸 비극이다.

용산지사 이전은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도 한국마사회는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어느 정도 반대 의견이 있더라도 계획대로 일을 진행했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을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다보니 진퇴양난에 빠져들었다.

한국마사회는 내부적으로 용산지사의 폐쇄와 동시에 신용산지사를 개장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의견은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을 의식한 문제제기가 있자 쑥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1월14일 한국마사회와 개장반대 주민대책위는 별도의 협의를 가졌다. 개장반대측은 한국마사회가 개장을 포기해야 한다며 최초의 주장을 고수했다. 한국마사회는 신용산지사 개장시기를 설 이후로 미루기로 하고 그 때까지 협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마사회는 신용산지사 개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다. 일부 시민단체가 주도한 반대위가 결성되자 한국마사회 장외지사의 순기능을 알리는 한편, 제기된 역기능 해소에 최선을 다할 뜻을 밝혔다. 또한 지난해 10월 용산구민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제를 개최하고, 12월에는 용산지사 주변 노인정과 인근 주민을 위한 기부에도 나섰다.

당초 9월 개장 예정에서 개장시기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건물이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월간 2억원에 이르는 관리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용산지사가 결국 폐쇄되면서 한국마사회는 이제 신용산지사 개장을 위해 배수진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기회에 한국마사회는 장외지사 정책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는 지금 IT시대다. 특히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IT강국이다. 스포츠토토와 복권은 온라인 발매는 물론 전국의 7천여 판매점에서 발매되고 있다. 그러나 경마의 마권은 용산지사 마저 폐쇄함으로써 전국 29개 장외발매소와 3개의 경마공원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애시당초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마사회는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IT활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농협과 합동으로 2011년7월19일까지 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Knetz)을 운영했었다. 하루속히 이를 부활하는 것만이 입장객과 매출액 감소를 막는 지름길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