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한국마사회장 취임 이후 한국마사회가 매우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경영혁신을 위한 TF팀이 구성되어 활동하는가하면 일부 부서의 경우에는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경영혁신안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한국마사회의 부산한 움직임이 어떤 경영성과를 낼 수 있을지 말산업 종사자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 특히 경마팬을 경마로부터 멀어져가게 하는 정책들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무료로 입장시키던 지사(장외발매소)에 대해 2011년7월부터 입장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경마팬을 대폭 감소시킨 바 있다. 특히 올해 1월1일부터는 그동안 1만원 또는 6천원을 받으며 운영하던 지정좌석제를 1일 최고 3만원까지 받으면서 더 많은 팬들이 경마장을 떠나고 있다. 게다가 전 장외발매소에 대해 전격적으로 스마트카드를 이용해 1,000원을 결재하고 입장과 퇴장을 하도록 하고 있다. 카드가 없는 경마팬은 아예 장외발매소에 입장도 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요즘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더라도 신용카드 1장이면 모든 결재가 완료되는데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에 입장하려면 별도의 카드를 구입해야 한다.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흡연구역도 대폭 줄여 애연가들이 경마를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지정좌석제에서는 그동안 자료와 정보가 풍부한 경마전문지를 제공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자꾸 줄이면서 도시락이나 다과 음료로 대체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경마가 본디 추리와 분석을 통해 우승예상마를 예측해내야 하는 모든 스포츠 중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스포츠다. 그러다보니 세계 120여 국가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마사회는 경마를 다른 여타의 사행업처럼 요행이나 운에 의존하여 베팅하도록 몰아가고 있다. 자료와 정보가 풍부한 경마전문지를 제공하다가 끊어버리면 많은 경마팬은 자료와 정보가 빈약한 저가 예상지에 의존하거나 소스(소위 경마창출자 감독 선수 관리사 마주로부터 받은 정보라고 선전함. 루머가 대부분)에 의존하게 마련이다. 이러다보면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게 되고 결국 한국마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단 1명의 신규 경마팬도 아쉬운 상황에서 한국마사회의 이런 정책들은 자꾸만 팬들을 불편하게 하여 경마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다.

이런 정책을 구사하다보니 입장객과 매출액의 감소 폭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떻게 하면 경마팬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경마를 제대로 즐기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정책을 펴도 부족할 상황에서 자꾸만 귀찮게 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가뜩이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경마에 대한 편파적 규제가 극심한 마당에 한국마사회 스스로가 경마팬을 불편하게 하고 있으니 정말로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스포츠토토와 복권은 동네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지만 마권은 반드시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 가야지만 구입할 수 있다. 국민들로 하여금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니 현재 경마를 즐기고 있는 경마팬들 조차도 불법사설경마(맞대기)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사설경마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하경제를 확산시키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벌써 2년 전에 조속히 온라인 베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온라인 베팅을 부활하고 편의점에서 마권을 발매하면 장외발매소 수십 개를 개설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온라인 베팅을 시행하면 실명으로 할 수밖에 없고 구매상한선 준수가 철저하게 지켜짐으로써 투명하고 건전하게 경마를 즐길 수 있다.

경주편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한국마사회의 가장 중요한 상품은 경마다. 경마라는 상품의 고급화는 경주편성에서 찾아야 한다. 현행 군체계를 폐지하고 수득상금 우승회수 나이 성별을 기준으로 하는 경주편성체계를 확립해야만 양질의 경마를 제공할 수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