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한국마사회장 취임 이후 한국마사회가 매우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경영혁신을 위한 TF팀이 구성되어 활동하는가 하면 일부 부서의 경우에는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경영혁신안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한국마사회의 부산한 움직임이 어떤 경영성과를 낼 수 있을지 말산업 종사자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 특히 경마팬을 경마로부터 멀어져가게 하는 정책들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RA한국마사회 2급 이상 직원들은 1월8일 임금 인상분 전액을 반납했다. 노동조합 조합원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이 참여했다. 모두 102명이 지난 임금 인상분 1.7%(총액 1억 4110만원)을 반납했다.

한국마사회는 임직원 스스로가 공공기관 개혁의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해 솔선수범에 나선 것이라 전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반발한 직원도 상당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인사상 불이익이 닥칠까 염려되어 울며 겨자먹기로 동의한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한국마사회 임직원의 자진 임금 반납은 2009년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동참해 전 임직원의 총 급여액 평균 1%를 반납한 후 5년 만의 일이다.      

한국마사회는 세금, 축산발전기금 등으로 매년 1조5000억원을 국가 재정에 기여하는 공기업이다. 부채도 없다. 정부는 돈 한푼 투자하지 않고 엄청난 세금과 기금을 거둬들인다. 부채투성이인 다른 공기업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도 방만경영을 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생명줄인 임금반납부터 하고 있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반납액 자체가 1억4천여만원에 불과해 소위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생긴 이후 한국마사회는 지속적으로 소비자인 경마팬을 떠나게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무료로 입장시키던 지사(장외발매소)에 대해 2011년7월부터 입장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경마팬을 대폭 감소시킨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월1일부터는 그동안 1만원 또는 6천원을 받으며 운영하던 지정좌석제를 1일 최고 3만원까지 받으면서 더 많은 팬들이 경마장을 떠났다. 게다가 전 장외발매소에 대해 전격적으로 스마트카드를 이용해 1,000원을 결재하고 입장과 퇴장을 하도록 하고 있다. 카드가 없는 경마팬은 아예 장외발매소에 입장도 하지 못하게 했다. 요즘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더라도 신용카드 1장이면 모든 결재가 완료되는데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에 입장하려면 별도의 카드를 구입해야 한다.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흡연구역도 대폭 줄여 애연가들이 경마를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에 한술 더 떠 2월1일부터는 현재 1천원인 입장료를 2천원으로 무려 100%나 인상한다. 불법사설경마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선량한 경마팬을 더욱 불법으로 내몰고 있다.

또 지정좌석제에서는 그동안 자료와 정보가 풍부한 경마전문지를 제공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자꾸 줄이면서 도시락이나 다과 음료로 대체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경마가 본디 추리와 분석을 통해 우승예상마를 예측해내야 하는 모든 스포츠 중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스포츠다. 그러다보니 세계 120여 국가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마사회는 경마를 다른 여타의 사행업처럼 요행이나 운에 의존하여 베팅하도록 몰아가고 있다. 자료와 정보가 풍부한 경마전문지를 제공하다가 끊어버리면 많은 경마팬은 자료와 정보가 빈약한 저가 예상지에 의존하거나 소스(루머가 대부분)에 의존하게 마련이다. 이러다보면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게 되고 결국 한국마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단 1명의 신규 경마팬도 아쉬운 상황에서 한국마사회의 이런 정책들은 자꾸만 팬들을 불편하게 하여 경마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여주기 정책만을 펼치고 있으니 말산업 발전은 그저 요원하기만 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