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국산마 경매가 3월17일과 18일 제주도에 있는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경매장에서 열렸다. 그런데 올해 경매에선 경매최고가가 딱 100만원만 상승하는 이상한 현상을 보였다. 마치 판매자와 구매자 또는 구매자끼리 짠 것같은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제니튜더’자마(부마 ‘메니피’)가 2억 9100만 원을 기록하면서 국산마 경매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지난해 3월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미스엔텍사스’자마(부마 ‘엑톤파크’)의 2억9천만 원보다 딱 100만 원만 상승한 가격이다.
이번 경매에는 총 97두의 2세마가 상장되고 107명의 구매 사전 신청(서울 50명, 부경 55명, 일반인 2명)이 있었던 가운데, 경매결과 총 44두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며 낙찰률 45.3%와  평균 낙찰가 5239만 원을 기록했다.

17일 경매상장마 보행검사 때에는 거센 바람과 빗줄기가 휘몰아쳐 경매에 영향을 미칠까 생산자협회 관계자들의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틀째인 18일에는 따뜻한 날씨 속에서 순조로운 경매진행이 펼쳐졌다. 올해 경매 결과는 작년과 비교해 상장두수, 낙찰두수는 줄어들었지만, 낙찰율이 3.5% 상승하고 평균가도 225만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관계자는 “올해 신규 마주들의 참여 등으로 구매자 수는 늘었지만 실질적으로 지난해 마지막 경매에서 많은 1세마들이 낙찰되면서 상대적으로 2세마 구매가 기대만큼 이뤄지진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에서는 경매 전부터 ‘제니튜더’자마의 역대 최고 경매가 경신이 이뤄질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미 지난해 10월 1세마 경매에서 2억6천500만 원의 호가에도 불구하고 유찰된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경매장에 모인 사람들의 관심은 낙찰 여부와 최종 낙찰가에 모아졌다. 결국 지난해 2억6천500만원을 호가했던 김병진 마주(서울)가 역대 최고가라는 기록을 생산자에게 선사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당초 경매 현장에선 ‘제니튜더’의 생산자 예시가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었다. 경매가 시작되기 10여일 전부터 생산자가 3억원 이하에는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최고가에서 딱 100만원만 상승한 가격에 낙찰이 되자 의아해하는 마주들이 많았다.

3월 제주경매에선 ‘제니튜더’를 포함해 총 3두가 1억 원 이상의 고가를 기록했고, 6000만 원 이상의 낙찰가를 기록한 예비 경주마는 11두였다.
한편, 3월 경매를 분석해보면 97두의 상장마 중 생산자와 소유자가 다른 사례는 7두에 불과했다. 예전에는 목장간의 사전거래가 빈번해 실제 경매에는 생산자와 소유자가 다른 사례가 10여두 이상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관계자는 “최근 생산목장들이 육성을 병행하는 것과 과거 육성을 전문으로 하던 기업형 목장들이 생산 분야를 확대함으로써 목장 간 거래가 줄어든 것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이번 경매에는 한국마사회 육성마가 포함되지 않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4년 첫 경매에서 국산 경주마 3억원 시대를 목전에 둔 최고가 경신이 이뤄졌지만, 적지 않은 상장마가 높은 호가에도 불구하고 생산자의 예시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유찰되는 사례가 이어져 구매자들의 의욕을 떨어뜨렸다. 최고가가 경신되고 평균가도 상승했는데 대부분 경주마 생산농가는 울상이다. 경주마의 소비에 비해 과잉 생산되어 낙찰률이 50%도 되지않아 팔리지 않은 예비경주마 처분이 난감하다는 것이다. 승용마로 판매할 경우 생산원가도 보존할 수 없어 결국 목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말산업육성법은 시행되고 있는 데도 생산자들은 어려움은 점점 가중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생산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해결책을 찾아야만 말산업육성이 제대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