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9월18일)경마 마지막 경주인 11경주에서 대부분 경마팬들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새강자(길갈목장산 거세마 8세)가 최선을 다한 레이스에도 불구하고 3위를 차지해 실망을 안겼다.

새강자가 한국경마사에 차지하는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지금까지 40전 23승 2위 6회의 전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15연승의 기록과 총 7회의 경마대회 우승, 그리고 경마대회 5회 연속우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경마선진국이라면 수차례 마주가 바뀌면서 새강자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올랐을 것이다. 새강자가 비록 혈통적으론 이계이고 또한 거세마여서 번식활용가치는 없다고할지라도.....

그러나 새강자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도 그 댓가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노후에도 후배 경주마들과 힘겨운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수차례 주장했듯이 경마산업은 기본적으로 경주마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경마를 생산하고 시행하는 각 나라는 어느 나라에서 더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하고 또 우수한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는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주마 생산농민들은 누가 더 질이 좋은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는가 경쟁이 이뤄지고 있으며 마주는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소유하는가 경쟁이 이뤄진다. 또한 조교사는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관리하는가 경쟁해야하며 기수는 누구의 기승술이 더 뛰어난가를 경쟁하는 것이 경마의 본질인 것이다.

한국경마의 현실을 되돌아볼 때 이러한 원칙들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그저 한심스러울 뿐이다. 각종 제도와 규정은 선의의 경쟁을 가로막는 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을 뿐만아니라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각 단체와 단체끼리 또는 단체 내부의 구성원끼리도 반목과 질시가 만연해 음해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갈등하고 분열하는 양상이 심화해 있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거나 최근에 유행하는 은어중에는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아픈 것은 참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남이 잘되는 꼴을 못본다는 뜻이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 찬란한 문화유산을 꽃피운 우리 민족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거창한 구조의 틀을 말하지않더라도 경마산업 내부만 살펴보더라도 참으로 걱정되는 요소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반목과 질시와 갈등은 모두가 함께 죽는 길로 치달을 뿐이다. 늦긴했지만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갈등을 치유하며 공존과 번영의 길이 무엇인가를 찾아 힘을 모아야만 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나타난 결과의 승자에 대해서는 우렁찬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나는 그보다 더 잘되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의 경마산업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든 종사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 우선 낡은 제도와 틀을 과감하게 개선해야 모든 문제가 풀려나갈 수 있다.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부문은 마주제이다. 우리는 심사에 의해 제한적으로 마주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이에 대한 폐단이 일파만파로 생겨나가고 있다. 범법자가 아닌 국민이면 누구나 마주가 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경주마 구매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 그래야만 경주마 생산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경주마생산 농민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면 우리의 경마산업은 보다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경마상금과 연계한 경주체계의 개선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마권구매상한선을 하루빨리 폐지하는 것도 중요하며 중요 경마시행국들과 검역협정을 체결하여 향후 우수한 국산마들이 세계시장으로 수출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새강자의 몰락을 보면서 그저 상금벌이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는 경주마들이 불쌍해 그동안 반복해온 주장을 늘어놓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