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산업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가 찾아온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직접적인 원인도 있을 수 있고 간접적인 원인도 있을 수 있다.

경마산업 침체의 직접적인 원인을 꼽으라면 내수경기의 침체에 따른 마권매출액의 감소에서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유사경쟁산업의 활황, 경마산업의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각종 시행제도, 경마팬 또는 국민들에게 뿌리깊게 박혀 있는 승부조작에 대한 의혹 등을 꼽을 수 있다.

간접적인 원인은 경마산업의 본질에 입각한 경마문화가 정착되지 못한점을 비롯해 세계적인 경마산업 사양화의 여파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모든 원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승부조작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뚝섬경마장 시절보다는 승부조작 시도가 많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경마팬들은 우리의 경마가 정정당당하게 또는 공정하게 펼쳐지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경마에 대한 신뢰가 점점 떨어지게 되고 실망을 느낀 경마팬들은 하나둘 경마를 외면하고 카지노며 복권 스포츠토토 경륜 경정 등의 유사경쟁산업 쪽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경마가 다른 경쟁산업에 비해 추리와 분석 면에서 상대가 안될 정도의 재미와 성취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경쟁산업에 비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경마가 사랑을 받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이러한 경쟁력 때문에 유사경쟁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더라도 100여 국가에서 경마를 시행하면서 국민의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마가 상대적 우위의 경쟁력을 잃어버린다면 누가 경마를 즐기겠는가. 바로 우리나라가 경마산업이 사양화의 길로 끝간데없이 치달을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다시 중흥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경마산업 사양화를 막는 방법은 경마를 즐기는 모든 국민들에게 재미와 성취감을 부여해야 하는 것이다.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이 재미와 성취감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경마는 팬들에게 얼마만큼의 재미와 성취감을 주어왔는가. 정말로 진진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할 때이다.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통해 분석하고 추리하여 마권을 구입한 결과가 승부조작 시도로 인해 물거품이 된다면 얼마나 허황되고 실망감이 크겠는가.

서울경마공원 관람대나 장외발매소를 방문할 때마다. 경마팬들의 원성과 불만이 터져나오지 않는 때가 거의 없었다. “저 ㅇㅇ 또 빼먹네” “ㅇㅇ 이 또 늦발주 했잖아” “ㅇㅇ 와 ㅇㅇ는 왜 저렇게 비비는 거야. 또 댕뻑이네” “ ㅇㅇ이 간대? 안간대?” ........등 레이스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는 온갖 비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비난과 불평들 속에는 경마를 즐기는 팬들이 오해하여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 부문의 비난이나 불평은 타당성 있는 근거와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경마팬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라면 그냥 넘겨버릴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속담에 한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라는 말이 있다. 한번 실수는 너그럽게 용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이는 배신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그 배신은 영원히 경마를 버리는 쪽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경마팬들은 마주나 조교사 기수 관리사 심지어 일부 마사회 직원들까지 경마창출자들이 수없이 승부조작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이러한 의혹을 떨쳐버리지 못한다면 결국 경마팬들은 떠나고 그 피해는 바로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한국마사회 직원 그리고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승부조작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한국경마산업 사양화는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승부조작 의혹 해소는 경마창출자들의 프로의식 강화와 실천, 선의의 경쟁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