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마는 일본에 의해 접목되었다. 그래서 경마용어는 일본식 조어가 많이 있다. 어디 경마에서 뿐이랴. 우리의 문화 곳곳에 일본식 용어가 통용되고 있다. 일제가 36년 동안 이 땅을 강점했으니 어느 분야건 일본의 흔적이 남아 있게 마련이다. 특히 경마에는 일본식 조어가 많이 있어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용어 가운데 일본식 조어나 난해한 용어 26개를 순화하여 사용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순화된 용어만 사용하는 경우 18개와 병행사용 용어 8개를 확정해 사용중에 있다.
마사회는 강착-착순변경, 견습기수-수습기수,  내국산마-국내산마, 연대율-복승률, 종부-교배, 장내정리-질서유지 등으로 용어를 바꿔 사용한다.
또 병행해서 사용하는 용어로는 마필=말, 장외발매소=지점 마사랑, 종마=씨말, 빈마=암말, 종모마=씨수말, 종빈마=씨암말 등으로 정했다.

한국의 경마는 1923년 일제가 식민지 우민화정책의 하나로 한반도에 경마를 들여와 시행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용어들이 일본식으로 굳어졌다. 5.16후 국회가 특별법으로 한국마사회법을 제정하면서도 용어를 정리하지 않아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와 동떨어진 용어들이 그대로 사용됐다.

한국마사회는 26개 용어에 대해 순화작업을 벌여 사용하고 있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순화를 시킨 용어들조차 여전히 일본투를 사용하고 있는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또 26개 용어 외에도 더많은 용어들이 시급히 고쳐져야 함에도 그대로 둔 것은 못내 아쉬움을 자아낸다.

순화된 용어중에 다시 교정이 필요한 용어로는 강착-착순변경, 착순심판-착순판정, 내국산마-국내산마 등이다. 착순변경은 순위변경으로, 착순판정은 순위판정으로, 국내산마는 국산마로 변경하는 것이 일반 국민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친밀감을 자질 수 있지 않을까.
순화시키지 못한 용어는 헤아릴수 없이 많이 있다. 순화되지 않은 용어들이 한국마사회법에 그대로 있어 용어의 변경은 국회에서 마사회법을 개정해야할 입장에 놓여 있다.

대표적으로 승마투표권은 마권, 대상경주는 경마대회, 조교사는 감독, 조교보는 코치, 재결은 심판 또는 심의, 재결위원은 심판위원 또는 심의위원, 착은 위 또는 등, 1착은 우승 또는 1위,1등, 2착은 준우승 또는 2위, 2등, 동착-공동골인 또는 동시골인, 투표는 마권구입, 출주는 출전, 발주는 출발 또는 스타트, 각질은 질주습성 또는 주행기질, 재정위원회는 상벌위원회 등으로 바꾸면 어떨까. 그러면 일반 국민들도 용어를 쉽게 이해해 경마를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언어의 변화는 환경이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각기 달라질 수 있다. 50년 이상 민족이 분단되면서 북한과 남한의 언어차이도 심각한 민족 내부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세계 공용어로써의 영어의 위력이 맹위를 떨치면서 점점 우리 고유의 언어는 의미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런상황에서도 말과 글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식의 전달이나 이미지 개선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경마용어의 지속적인 순화와 올바른 쓰임은 사회적으로 부정적 이미지의 틀 속에 갇혀 있는 경마를 밝고 좋은 이미지로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밝힌 용어외에도 더 많의 용어들이 올바른 쓰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경마용어를 우리의 문화와 환경에 적절하게 사용되도록 개선해 경마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