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최근 경마혁신추진단을 출범시켰다. 그동안 이미지 개선에 중점을 두던 것을 뛰어넘어 경마산업의 본질에 입각해 발전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우리의 경마산업은 국제적 기준에 비추어볼 때 한참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식민지 우민화정책과 병참기지화정책으로 태동한 원인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일본식 경마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의 경마산업은 서러브렛이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운영되는 것이 공통의 현상이다. 따라서 서러브렛 경주마의 생산 육성 경주투입 다시 생산으로 환류 되는 시스템을 통해서 발전해간다. 그러나 한국경마산업은 이러한 본질에 충실하지 못했다. 마권발매 위주의 정책에만 무게중심을 두고 경마산업을 구성하는 모든 분야에서 통제와 규제만을 강화해 경마산업 전체의 발전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부정적 편견의 사슬에 갖혀 국민들에게는 사행산업이라는 낙인이 찍힌채 나쁜 인식을 좀처럼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불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경마혁신추진단의 출범은 큰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한국마사회 직원들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 고위기관 소속의 관계자가 파견되어 함께 경마혁신을 추진한다고 하니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자못 기대가 크다.

경마혁신추진단이 우선 추진해야할 일은 국제적기준에 못미치는 각종제도를 선진화시키는 일이다. 여러차례 밝혔듯이 우리의 경마산업 정책과 제도는 후진성을 면치 못해 경마산업 전체의 발전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좀더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먼전 검토할 것은 경마산업의 민영화문제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과 일본 인도만 국가가 경마산업을 관장하고 다른 나라들은 모두 민영화 되어 있다. 국가의 기간산업인 통신산업이 민영화를 통해 세계 최고를 달성한 것처럼 우리의 경마산업도 민영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마주제를 전면적으로 오픈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주마를 소유한 국민이면 누구나 마주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러저러한 규제를 두어 통제를 강화하다보면 그로인한 모순과 문제점만 더 많이 생길 뿐이다. 감사원 지적에서도 밝혀졌듯이 차명마주의 문제가 나타난다든지 경주마 등록과정의 문제로 인해 사유재산이 침해를 당할 뿐만아니라 경마산업 자체에도 큰 손실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주를 오픈할 경우 브로커의 횡행으로 공정경마 구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염려가 있기는 하나 이는 구더기가 무서우니 장을 담글 수 없다는 상황과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주층이 두터워지면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크게 개선시킬 수 있고 경주마 소유욕구가 늘어남으로써 생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며 이는 곧 전체 경마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상금과 연계한 경주편서의 개선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다. 단일경주에서 상금격차는 너무 큰 반면 경주 종류에 따른 상금차이는 별로 없는 것이 한국경마제도의 흠이다. 질이 좋은 경주마로 편성되는 경주는 더 많은 상금을 책정해야하는 반면 질이 낮은 경주마로 편성되는 경주는 상금을 더 낮출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행 군체계를 폐지하고 경주마의 나이 성별 우승횟수 수득상금을 근간으로 하는 경주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일부러 승부를 회피하거나 또는 부정경마 행위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경주마자원의 부족을 핑계로 선진화된 제도를 시행할 수 없다는 이론은 이제 설득력이 없어졌다. 국산경주마가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머지않아 과잉 생산되는 경주마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고민하는 시기가 닥쳐올 것이다.

여기에 대한 대비로는 경주마 수입에 의존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우리 국산 경주마를 외국으로 수출하는 길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등록제도를 국제적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요 외국과의 검역협정도 체결하여 수입과 수출이 편리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진 경마시행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제도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 경마혁신추진단의 활약으로 한국경마산업의 후진성이 과감하게 탈피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