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마장 개장이며 아시아경마연맹총회 개최, 장수육성목장 건설 등 한국경마산업의 역사를 뒤바꿀 굵직한 과제들은 코앞에 펼쳐지고 있는데 발주기문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아 경주성립 여부 논란으로 뜨겁더니 아직 꽃다운 나이에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부산경마공원의 이명화 기수가 자살을 하고 최근에는 아무개 조교사가 경마부정혐의로 자수를 해 마방이 해체되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혼미하다. 마권매출액이 하한선을 모르고 추락하더니 물론 최근에는 하락세가 진정이 되곤 있지만 잘 나갈 때 비하면 비교가 안될 정도에서 4월29일로 예정돼 있는 부산경남 경마공원 개장여부를 놓고 ‘개장하네 안하네’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서울마주협회는 만장일치로 추대된 새회장이 취임준비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 전직회장의 허위 결산보고에 대한 파문이 일어 시끄러워질 전망이고 선장을 잃은 한국마사회는 크고작은 사건들에 부딪히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 경마산업 전체를 들여다보면 각 부문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1차산업에 종사하는 생산자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며 마주며 조교사 기수 등도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베팅에 참여하는 경마팬들도 레이스 자체는 물론이요 운영시스템에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며 점점 경마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 경마전문지의 판매도 극히 저조해 발행사들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러한 혼란은 어디에서 연유한는가.
본질에서 어긋나 있는 경마산업 구조적 시스템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말(馬)위주로 펼쳐져야할 정책이 사람편의 위주로 진행돼온 역사가 오늘날 이렇게 혼란스런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본질에 입각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남을 먼저 배려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면 해결하지 못할 과제가 없건만 제몫만 지나치게 주장하다보니 갈등이 생기고 분열이 파생되고 모두가 공멸하는 방향으로과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경마산업 전체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 임직원들의 임금삭감 등을 통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다.

경마산업 종사자 모두가 부흥의 뜻을 세우고 힘을 합치지 않으면 그야말로 난파될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한국경마산업이 해결할 과제는 뭐니뭐니해도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과 아시아경마연맹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이다. 이 두가지 큰 프로젝트를 원만하게 소화하면서 각종 제도적 모순을 개선하는 것에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앞서도 살펴보았듯이 현재의 혼란은 본질에서 어긋난 구조적 시스템과 각종 제도의 후진성에서 찾아야 한다.

말(馬)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할 때 모순과 혼란도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것이다. 경마시행 시스템 측면에서 살펴보면 현행 군체계를 폐지하고 상금과 연계한 선진화된 경주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현행 경주체계는 승군을 회피한다든지 하위 군에서 더많은 상금을 벌기 위한 작전을 펼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경마부정을 합리화하여 공정경마를 저해하는 것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주마의 나이 성별 우승횟수 수득상금만을 근간으로 하여 경주를 편성하는 경주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차례 밝혀왔듯이 각 분야의 백해무익한 통제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이건 공유이건 경주마를 소유한 국민이면 누구나 마주가 될 수 있도록 하고 경마와 관련한 세제를 합리적으로 재정비 하여 환급률을 높이고 마권구매 상한제를 하루빨리 폐지해야 한다. 말등록 제도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정비를 서둘러야 하며 경마산업 전체의 제도와 규정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것들은 없는지 헌법에서 정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없는지 등을 따져 과감하게 규제를 푸는 쪽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인위적으로 가로막고 통제하고 규제하다보면 그것이 더군다나 국제적 기준이나 상식을 벗어난 것일 경우에 법망을 피해 불법과 편법, 부정과 비리만 확산시키는 것이다. 풀어야할 과제는 많은데 사건만 끊임없이 생긴다면 경마산업 종사자 모두에게 그 손해가 되돌아오지 않겠는가.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