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9일로 발표됐던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이 불과 1개월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확정을 짓지 못한 채 갈팡질팡 하고 있다. 경마팬 나아가 모든 국민들에게 정부의 공식기관이 공개적으로 개장 날짜를 확정해 발표해놓고 정작 개장일자가 다가오면서 ‘개장 하네 못하네’ 설왕설래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국민과의 약속은 어떠한 경우라도 제대로 지켜져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이 암초에 걸린 것은 레저세 감면여부를 놓고 한국마사회와 지방자치단체가 줄다리기를 하면서 빚어진 상황이다. 개장후 7년간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과 당초 약속한 교통대책 등의 미흡을 이유로 한국마사회는 양 지자체에게 개장후 5년간 50%의 레저세 감면을 요청한 바 있다.

이러한 한국마사회의 요청에 대해 경남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부산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정상적인 개장여부가 불투명하게 된 것이다.

한국마사회와 양 지자체는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길 바란다. 모든 사안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개인에 따라 또는 단체에 따라 보는 시각과 이해의 정도로 인해 엄청난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서로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다보면 서로간의 이기주의에 매몰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해내기 어렵다. 이런 현상은 개인 가정 기업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에서도 서로의 입장만 옳다고 주장하다보면 갈등이 증폭돼 결국은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며 가정의 경우에도 불협화음이 증폭될 경우 이혼 등 가정파탄으로 이어지지 않는가.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서로가 살기위한 방안을 마련하여 희생을 공유하면 살아남지만 자기 몫 챙기기에만 급급하면 기업도산으로 이어져 함께 망하는 것이 아닌가. 국가기관도 다를 바 없다. 자기기관의 이익만 주장하다보면 서로가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마사회와 양 지자체는 서로가 한발씩 양보하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론을 도출해주길 바란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부지선정에서부터 문제가 많았다. 단순한 정치논리에 의해 인위적으로 부산시와 경남도가 경계선까지 변경하면서 유치를 했었다. 당초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선거공약으로 진행되던 경주경마장 부지가 문화재발굴 등의 문제에 부닥쳐 백지화된 이후 현재의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결정되지 않았던가. 지방자치단체들이 경마공원을 유치하려는 목적은 지방세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세를 어떻게 많이 확보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이 되어야하지 않겠는가. 경마를 시행하는 한국마사회 입장으로서는 레저세를 감면해준다 하더라도 이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양 지자체 입장에서 본다면 어떻든 경마가 시행이 되어야 지방세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한국마사회와 양지자체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이 연기되는 불상사가 생긴다면 그 피해는 모두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로서는 이미 모의경주까지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과 마필의 처리문제가 당면 과제로 떠오를 것이며 양 지자체는 연기기간 동안 지방세 수익이 생기지 않아 또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국내 경제는 내수경기의 침체로 각 분야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방경제는 더욱 어렵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자신의 입장만 되풀이하다보면 모두에게 손해가 이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미 한국마사회는 레저세 감면협상이 결렬될 경우 개장연기를 전제로 이에따른 대책을 노사합의로 각 부서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신중히 판단하여 상생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현재로서는 부산시와 경남도의 적극적인 협조만이 정상적인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의 유일한 대안일 것으로 판단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