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30일 개장 예정이었던 부산경남경마공원이 무려 5개월이나 미뤄오다가 오는 9월30일 결국 문을 열기로 결정되었다. ‘개장한다’ ‘안한다’ 말이 많았던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결국 문을 열게 돼 한국경마산업은 급격한 변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당초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정치논리에 의해 부산시와 경남도가 경계선까지 변경하면서 무리하게 추진된 측면이 있었다. 감사원 지적에서도 나타났듯이 일부 직원과 관련업체의 비리까지 적발된데다가 당초 계획보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 가뜩이나 어려운 경마산업 환경에 무거운 짐을 안긴 측면도 있었다.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개장이후 일정기간 동안 손해가 불가피해 부산시와 경남도에 레저세 감면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5개월 동안이나 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해 당사자인 한국마사회와 양지자체는 농림부와의 협의를 통해 부산경남경마공원 자체 매출액과 부산경남지역 장외지점 3곳을 제외한 전국 장외지점 레저세 중 25%를 감면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단 감면하는 레저세는 부산시민과 경남도민을 위한 경마공원내 생태공원 등의 휴식공간 조성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우선 원만한 타협을 이끌어낸 한국마사회와 부산시 경남도 그리고 농림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사실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이 미뤄지면서 그 피해는 경마산업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우선 부산경남경마공원에 상주하는 한국마사회 임직원을 비롯하여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 들의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또한 경주마를 생산하는 농가들은 땀흘려 생산 육성한 경주마의 활용 길이 막혀 더더욱 답답했을 것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됨으로써 많은 고민과 걱정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경마산업이 올바른 발전방향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진짜로 중요하다. 그동안 서울경마공원 위주로 경마를 시행한 한국경마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각종 제도와 규정으로 인해 세계와의 당당한 경쟁에 나서지 못했다. 뒤늦게 파트3국에 합류한 한국경마는 파트1 국가 진입을 위해 부단하게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이런 점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은 한국의 경마산업이 세계를 향해 진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계획경마를 폐지하고 자율경마를 확립시킴으로써 경주의 품질을 높여야 하는 중차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한국경마가 8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국민과 사회로부터 부정적 편견의 사슬에 묶여 헤어나지 못한 것은 결국 경주품질의 저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제적 경쟁이 가능하도록 경주품질을 향상시켜왔다면 세계 100여 국가의 국민들이 경마를 사랑하는 것처럼 우리 국민들도 경마를 사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경마산업은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을 계기로 세계와의 경쟁이 가능하도록 모든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곧 경주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그러면 경주품질 향상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의 경마산업은 어느 나라가 가장 뛰어난 씨수말을 생산하는가가 최종 목표이다.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세계의 선진경마시행국들은 피나는 노력을 경주해나가고 있다. 한국의 경마산업도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는 이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지않고서는 경마시행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질좋은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 질좋은 경주마로의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운영이 경주품질 향상의 절대적 가치다. 각종 통제와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경마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자율적인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도록 해야 한다. 상금과 연계한 경주편성의 선진화 마주자격의 문호개방 마권구매상한선 폐지 마권종류의 다양화 축산진흥기금 보다도 적은 경마상금을 현실화시키는 일 각종 제도와 규정의 국제화 등은 한시도 미룰 수없는 과제들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개장이 한국경마산업의 선진화에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