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14일 국회에서 열리는 공청회에 부쳐

2005년6월28일자로 이경숙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안번호 2129호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안의 국회 공청회가 11월14일 오전10시 국회 본관 6층 문화관관위원회실에서 열린다. 공청회가 끝나면 법안심사소위 심의를 거쳐 문화관광위원회 심의를 하게 되고 법사위로 넘겨져 심의를 한 후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게 된다.

14일에 있을 공청회에는 박진경 관동대 체육학과 교수, 필자,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 김남근 참여연대 변호사, 이우갑 신부 등이 공술인으로 선정돼 서로의 입장을 피력하게 된다.

공술인으로 공청회에 참석하는 필자는 도대체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왜 경마산업을 사행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법안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경마산업을 제대로 알면서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일까. 영국이나 호주 아일랜드 미국 등 경마산업이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꽃피워지고 있는 나라의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고 이러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경마산업은 사행산업이 아니다. 경마는 경주마라는 가축과 기수라는 사람이 없으면 완성될 수 없는 스포츠다. 대부분 스포츠나 오락은 기계나 기구를 이용한다. 그러나 경마는 경주마라는 동물이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

그래서 경마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주마이다. 경주마를 중심으로 이를 생산하고 훈련시키는 1차산업 경마장과 목장건설 등의 2차산업, 마권매매의 3차산업, 각종 정보제공의 소위 4차산업이 완벽한 조화를 이룰 때 전체적인 경마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시스템을 통해 세계 경마산업은 발전을 해가고 있다. 세계의 선진경마시행국은 대부분 이 시스템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권매매 부분만 중요하게 취급되어 기형적인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국산마생산을 시작했으나 아직은 세계의 벽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욱이 경마산업은 세계적으로 서러브렛이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위주로 발전하고 있다. 그 역사만 해도 300년이 넘는다. 그래서 세계는 100개국 이상이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입법추진 의원들은 많은 사행산업들의 폐단을 지적하면서 경마산업을 여타의 사행산업과 똑같이 취급하고 있다. 이는 세계 경마산업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의원들 스스로 자신들의 무지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마산업은 말(馬)이라는 일종의 가축이 없이는 시행할 수가 없다. 그래서 경마산업의 근본은 축산업에 있다. 이러한 1차산업은 우리 농촌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육성하고 장려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촌은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빠져나가 어려움이 가중되어 왔다. 게다가  FTA협상 등으로 농민들의 삶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농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대체농업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소나 돼지 닭을 키우던 축산농가들은 수입물과 연계한 가격파동 등을 겪으면서 대체 농업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말을 키우는 농가를 육성하고 장려하는 정책은 우리 농업의 활력을 불어넣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입법추진 국회의원들은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지금이라도 제발 경마산업을 여타의 사행산업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무지를 털어버리면 좋겠다. 경마산업을 여타의 사행산업과 똑같이 인지하고 규제한다면 세계적인 비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입법 발의한 국회의원들이 동일시 취급하고 있는 경륜이나 경정은 한국과 일본 세계에서 단 2개 나라만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 사행산업과 경마를 동일시 취급하여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것은 경마산업을 위축시키고 진짜 사행산업들을 창궐케 함으로써 사회적 문제점을 더욱 크게 확대할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런 이유로 사생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경마산업은 반드시 제외되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