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 법안의 국회 공청회가 11월14일 오전10시 국회 본관 6층 문화관관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공청회는 이경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었고 25일에는 손봉숙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 25일 정무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공청회가 모두 끝나면 법안심사소위 심의를 거쳐 각 위원회 심의를 하게 되고 법사위로 넘겨져 다시 심의를 한 후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게 된다.

14일에 있었던 공청회에는 박진경 관동대 스포츠레저학부 교수, 필자,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 김남근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 이우갑 도박반대네트워크 공동대표 등이 진술인으로 선정돼 서로의 입장을 피력한 후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진술인들은 시민단체 대표와 학계 대표 관련 산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진술인들은 전문가적 입장에서 각자의 인식정도를 발표했다.

시민단체 대표자들은 사행산업의 폐해가 개인의 책임만이 아니며 사회의 책임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건강한 노동의 가치가 형성될 수 있도록 사행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토론회의 핵심은 경마산업을 사행산업에 포함시킬 것이냐의 여부에 집중되었다. 필자는 경마산업은 사행산업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강력하게 펼쳤고 대부분의 진술자들은 경마산업도 사행산업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주장을 했다.

필자는 우선 법률적 정의와 사전적 의미를 해석하더라도 경마산업은 사행산업이 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쳤고 이러한 법률적 정의나 사전적 의미를 무시하더라도 성격상 경마산업은 사행산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행산업의 법률적 정의는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 제2조’에 잘 나타나 있다. 이 법에 의하면 ‘사행업이란 특정한 표찰을 발매하고 다수인으로부터 금품을 모아 추첨 등을 통하여 당첨자에게 재산상 이득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손실을 주는 행위를 하는 영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전적 의미는 ‘뜻밖의 행운 즉 우연성이나 요행에 승패를 걸어 횡재를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카지노나 복권 게임물 등은 우연성이나 요행에 승패를 걸어야 하는 사행산업이다. 그러나 경마는 아니다.

경마는 말의 능력과 기수의 기승술을 종합하여 우열을 판단해내어야 마권구입이 가능하다. 경마팬은 각자가 각종 정보와 자료를 종합하여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방법에 의해 분석과 추리를 하여 그 결과물을 스스로 판단하여 마권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능력의 차이가 나는 것을 인정하고 내기를 하는 것은 도박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례까지도 있다.

굳이 이러한 법률적 정의나 사전적 의미를 논리의 근거로 삼지 않더라도 경마산업은 사행산업이 아니다. 경마는 경주마라는 가축과 기수라는 사람이 없으면 완성될 수 없는 스포츠다. 대부분 스포츠나 오락은 기계나 기구를 이용한다. 그러나 경마는 경주마라는 동물이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

그래서 경마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주마이다. 경주마를 중심으로 이를 생산하고 훈련시키는 축산업 경마장과 목장건설 등의 건설산업, 마권매매의 3차산업, 각종 정보제공의 정보산업이 완벽한 조화를 이룰 때 전체적인 경마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시스템을 통해 세계 경마산업은 발전을 해가고 있다. 세계의 선진경마시행국은 대부분 이 시스템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권매매 부분만 중요하게 취급되어 기형적인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국산마생산을 시작했으나 아직은 세계의 벽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욱이 경마산업은 세계적으로 서러브렛이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위주로 발전하고 있다. 그 역사만 해도 300년이 넘는다. 그래서 세계는 100개국 이상이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 사행산업과 경마를 동일시 취급하여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것은 경마산업을 위축시키고 진짜 사행산업들을 창궐케 함으로써 더 큰 사회적 문제점을 야기 시킬 것이다. 경마산업이 사행산업에 포함되느냐의 여부는 향후 경마산업 발전 여부를 결정짓는 최대 중요한 이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