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팬의 인기투표에 의해 출전마들이 결정돼 한 해 경마를 총결산하는 그랑프리 경마대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2차 출마등록을 마친 현재 모두 9두만이 출전을 신청해 경마팬의 실망을 자아내고 있다.

2차까지 출전을 신청한 경주마는 프렌치댄서(인기 12위) 다이와아라지(인기 3위) 터프엔젤(인기 5위) 섭서디(인기 1위) 템피스트웨스트(인기 11위) 밸류플레이(인기 2위) 무비한(인기 4위) 래비츠(인기 9위) 아리랑챔피언(인기 6위) 등 9두이다.

그러나 경마팬 인기투표에서 14위 이내의 경주마중 스페셜러(인기 7위) 자승가강(인기 8위) 터니즈마운틴(인기 10위) 자비스(인기 13위) 아일랜드피버(인기 14위) 등 5두는 출전신청을 하지 않았다.

한 해 경마를 총결산하는 그랑프리에서 발주기를 꽉 채우지 못한 현상은 지난 1997년(9두 출전, 우승마 풀그림) 이후 지속되고 있다. 1996년에는 14두가 출전해 훌라밍고가 우승한 바 있다. 1997년 이후 신세대가 우승한 98년에는 13두, 새강자가 우승한 99년에는 11두, 즐거운파티가 우승한 2002년에는 10두, 다함께가 우승한 2001년에는 13두, 보헤미안버틀러가 우승한 2002년에는 9두, 템피스트웨스트가 우승한 2003년에는 11두, 밸류플레이가 우승한 지난해 역시 11두가 출전해 레이스를 펼쳤다.

1997년 이후 게이트를 모두 채우지 못한채  그랑프리가 열리는 상황이 지속되자 경마팬들 사이에는 인기투표 무용론까지 제기하면서 불만을 노골화시키고 있다. 그랑프리 1차 출전신청마가 발표되자 본사에 전화를 걸어와 인기순위 14위까지는 무조건 출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격앙된 주장을 펼치는 경마팬도 있었다.

어떻게 하면 경마팬이 선택한 경주마들이 14두로 게이트를 꽉 채운채 그랑프리를 열 수 있을까? 해답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

게이트가 채워지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우승예상마가 극소수로 압축될 경우 그 외의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나 위탁관리를 하고 있는 조교사가 들러리는 서기 싫다는 의도에서 출전을 포기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인기마에 부담중량을 많이 주어 해결할 수는 있겠으나 그렇게 될 경우 명마를 쉽게 도태시킨다는 불평이 고조되어 무작정 부담중량을 많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부담중량 격차를 적게하면 출전을 포기하는 경주마들이 늘어나고 인기마에 부담중량을 많이 줄 경우 경주마의 진정한 실력을 평가할 수 없다는 비난여론이 높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경마팬이 선택한 경주마는 강제적이라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모두 출전시키도록 한다면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이 예견된다. 특정 경주에 출전시키고 안시키고는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의 고유한 권한이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은 분분하다. 인기투표 대상마 선정에서부터 경마팬이 투표를 통해 선택하도록 하고 이렇게 결정된 인기투표 대상마 중 문제가 있는 경주마는 마주나 조교사가 아예 출전을 포기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해서 걸러진 경주마를 대상으로 인기투표를 실시하고 인기 14위 이내에 드는 경주마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무조건 경주에 출전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만약 출전을 포기하는 경주마가 생길 경우 해당 경주마에 대한 벌칙으로 일정기간 경주에 출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의견은 어드벤테이지 룰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경주마는 출전수당을 두둑하게 주어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자는 견해이다. 상금도 한 해 경마를 총결산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최고의 상금을 걸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대통령배가 5억원으로 가장 많은 상금이 걸려 있는데 이 보다 더 많은 상금을 걸어 모든 마주나 조교사들이 ‘꿈의 대회’로 인식토록 하자는 것이다.

이제 경마팬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그랑프리 경마대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과연 올해는 어떤 경주마가 우승을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모든 경마산업종사는 물론이고 경마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장거리인 2300m 레이스로 펼쳐져 경주전개에 따른 이변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면밀한 분석과 추리를 통해 모두가 적중의 쾌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