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저널 등 말산업관련 전문 매체들은 말산업육성법이 다른 법률과의 충돌로 인해 올바른 발전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리고 각종 규제가 지나쳐 말을 기르는 농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을 뿐만아니라 심지어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문제는 말산업 전문매체를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되었으나 최근에는 KBS 등 대중매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7월 2일 KBS1TV 안동 저녁 9시 뉴스에서는 ‘말산업육성법 농민 외면’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최근 영주시로부터 영업 정지 통보를 받았던 김학진 영주승마클럽 대표는 KBS1TV와의 인터뷰에서 “말산업육성법의 농어촌형 승마시설을 생각하고 땅을 구입해서 왔는데 농지에서 전혀 할 수 없다, 그런 얘기를 듣고 참 실망이 컸다”라고 말했다. 최기영 말축산농민협회장도 전화 인터뷰에서 영세 농민들이 과연 말산업에 낄 수 있는가. 1억5천만 원의 대자본을 투자했는데 성과가 없다. 말산업육성에 농민들을 들러리 시키는 정책이라고 하소연했다. 뉴스는 “2011년 발효된 말산업육성법은 농민이 말을 키우면서 승마 체험도 할 수 있는 농어촌형 승마시설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승마시설이 체육시설로 분류되다 보니 농지일 경우 설치 불가능하고 용도 변경해야 하는 등 각종 제약이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말산업육성법을 만든 농림축산식품부가 법안 상충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농지법에서 규제를... 규제라기보다는 승마 시설은 농어촌이나 농업인하고 거리가 멀다 해서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뉴스에서는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 말산업육성법을 만들었다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농민들은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마무리했다.

MBN은 7월 7일 저녁 8시 뉴스에서 ‘정부 믿고 말 키웠는데…범법자로 몰리는 말농가’를 주제로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MBN 뉴스에서는 “정부 말만 믿고 말을 키우다 범법자로 몰린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이런 일들이 지금 우리 농촌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사정을 알면서도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라며 문제를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취재한 MBN 정규해 기자는 충북 충주에 있는 말 농가를 찾아 최근 말 운동장을 없애고 토지를 원상 복귀한 내용을 보도하며 “농지에 가축 시설을 만들 경우 허가가 필요없지만, 말은 가축이 아니라는 이유로 경찰에 고발조치까지 당했다”고 했다. 윤태승 충주승마클럽 대표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농지법을 보니까 그런 게 있길래 괜찮구나, 가축의 운동장으로 쓸 수 있다고 돼 있어서 썼는데, 원상복구까지 다 했는데도 고발조치까지…”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기도 양평에서 승마클럽을 운영하는 이황근 대표도 “말산업육성법을 제가 인터넷에서 몇 번을 검토를 하고 농림부에 전화를 하고 된다고 해서 했는데, 수입이 전혀 없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MB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에 법이나 육성 정책을 만들 때 충분히 조율이 안 된 거는 저희도 인정하는 부분”이라면서도 “농지과 입장에서는 전적으로 수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말 축사와 승마시설 등 농어촌형 승마시설을 장려하는 말산업육성법과는 달리 농지법은 말 관련 시설 설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신고 없이 농지에 관련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소나 돼지와는 달리 유독 말은 허가가 필요하다는 점도 농민들은 불만이다.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된 지 4년이 흘렀지만, 정부의 엇박자 정책 속에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말산업은 축산법에 포함되어야 한다. 말이 축산 농가의 수입으로 자리 잡으려면 말 이용업이 포함되어야 하며, 말 이용업이 배제된 말산업은 성공할 수 없다. 말산업육성법은 축산 농민을 위한 목적 법이다. 승마시설이 축산법에 포함되는 법률개정이 시급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