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가 싱가폴과 프랑스, 말레이시아에 이어 호주에도 생중계된다. 국내에서는 찬 밥 신세인 한국경마가 세계에서는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의 경주실황을 내년 3월까지 1년간 호주로 송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호주로의 경주실황 첫 수출은 이달 25일(금)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펼쳐지는 10개 경주가 대상이다. 호주 전역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25일은 부활절 연휴(good Friday)라 호주에서는 경마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한국경마를 호주 국민들에게 쉽게 어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 국제경마연맹(IFHA) 통계에 따르면 호주는 마권매출에 있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 매출이 약 146억유로이며, 한화로는 약 19조에 이른다. 한국 경마시장의 연 매출액이 8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호주의 경마시장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호주 경마시장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호주는 한국과 달리 주중에도 경마가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은 단일 시행체로 금, 토, 일 3일만 경마가 열리지만, 호주는 경마장만 37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시행체가 존재하고 있다. 더하여 호주 국민들은 경마 사랑이 그 역사만큼이나 유별나다. ‘140년 전통의 멜버른 컵’ 결선이 치러지는 11월 첫 번째 화요일이면 전 국민이 하던 일을 멈추고 TV를 지켜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한국마사회는 올해가 호주 수출 첫 해인 만큼 매출액보다는 서구권 진출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마사회는 호주로의 경주실황 수출에 대해 굵직한 경마대회가 개최되는 날을 중점 활용하여 진행하되, 수출규모를 매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경마중계의 질과 양을 매년 강화함으로써 향후 5년간 총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013년 12월 싱가포르와 정규수출을 체결한 이래, 프랑스와 말레이시아 등 매년 범위를 확대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3개국(싱가포르, 프랑스, 말레이시아)에 831경주를 수출하며 387억 원의 해외매출액을 달성했다.

올해는 경주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한국마사회는 지난 3월, 말레이시아와 경마중계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한 시범 수출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해까지는 말레이시아와 2개월간 시범 수출을 했지만, 올해는 말레이시아 전역에 한국경마를 송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의를 진행해 올해 3월부터 내년 3월까지 약 13개월간 경마중계를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호주와 경주실황 수출 계약 성과가 제 발로 찾아온 것은 아니라며, 레이팅 제도를 비롯한 국제표준시스템 도입, 국산마의 해외 경주출전 확대, 국제경주오픈 등과 같은 다양한 경마혁신 노력들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한국경마는 9월11일에 렛츠런파크서울에서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하여 6월5일 한-일전을 개최한다. 또 6월4일에는 터어키자키클럽배, 6월5일에는 뚝섬배, 10월16일에는 KRA컵클래식을 해외에 개방한다. 이같은 경마대회를 통해 한국경마의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주는 말산업이 국가의 3대 기간산업인 동시에 경마가 대중문화로 자리 잡은 ‘세계 마권매출 2위 국가’인 만큼 장차 기대하는 효과 또한 크다. 또한 호주에 경마실황 수출로 인해 전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됐고, 수출 협상 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게 됐다. 호주와의 경마중계 수출합의는 한국마사회가 경주수출 사업을 개시한지 3년 만에 비로소 서구권 메이저 경마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점에 있어서도 큰 의의가 있다. 세계를 향한 한국경마의 질주가 더욱 가속화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