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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말산업 교육계에는 참된 ‘스승’이 있는가. 우리 교육계를 들여다보면 미래 인재, 유소년 양성이라는 아젠다 뒤에는 희생하며 이끌어가는 스승과 전문가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런 스승을 늘 잊고 지냈고 자칭 전문가들은 경쟁과 시기만 해왔다. 희생은, 결국 학생들 몫으로 전락했다.
동분서주하며 학생들의 ‘먹거리’를 찾고 취업을 위해 해외나 각종 현장을 누비는 고등하교 선생님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희수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다. 경마축산고등하교의 전신은 운봉축산고등학교로 1969년 개교했다. 2003년 말관련 특성화고로 전환하며 교명도 꿨다. 이희수 교장선생님은 퇴임을 넉 달 앞두고 있지만, 3년 전 부임했을 때처럼 늘 한결같다. 인터뷰가 약속된 날인데도 농부처럼 혼자 학교 뒷산 터를 다지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인터뷰할 때도 직접 음료를 따랐고,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다시 옷을 갈아입고 이번에는 학생들과 함께 학교 뒷산으로 향했다.
경마축산고등하교는 교육부로부터 말산업 분야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선정되면서 2014년도부터 말산업과 2학급을 운영하며 학년당 40명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교재 개발과 교원 연수, 예산 등을 지원받고 있고 한국마사회와 함께 말산업 선진국 업체와 네트워크 구축, 해외 연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 교육국 직업교육과 소속 장학관으로 전북 지역의 특성화고등학교와 취업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던 이 교장은 2013년도 초에 교장 공모제를 통해 임용 추천 후보가 됐고 3월에 부임하면서 말산업 교육에 열정을 쏟고 있다. 부임 첫 해인 2013년 10월 1일,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됐고, 말산업박람회가 열린 프랑스 리옹으로 학생들과 3주간 연수경험이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 전문학교의 교수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승마와 경마를 결합한 전문 고등학교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도 한때 폐교 위기에 몰려 한 반에 7명에 그쳤으나 특성화고로 전환하며 초기 기반을 잡았고 교육 선진 우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3년 전에 비해 말도 25두에서 71두로 늘었고 번식부터 모든 관리를 직접 하고 있다. 교사도 두 배 가까이 증원해 연수를 보내 각종 지도자 자격을 취득하면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전문 교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보다 더 나은 전문 교육의 산실로 말산업 선진 국가 관계자들이 부러워하는 인프라와 교육 과정을 구축했다.
마방이나 마장, 마구실 등 관련 시설 확충 사업을 올해 마무리 짓고 교육 과정을 효율적으로 개편했고, 이론 수업을 내실화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한미장학재단에 직접 요청해 8월부터는 원어민 강사도 초빙할 예정이다. 말산업 자체가 글로벌산업이어서 영어를 할 줄 모르면 세계적 말산업 인재로 클 수 없기 때문이다. 공립학교다 보니 모든 과정이 무상으로 지원된다.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후 학생들의 수준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기 수업과 병행하다보니 이론 수업 때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인다. 올해부터는 학생들을 선발할 때 면접 과정에서 기초 체력 부분을 높인 이유다. 학생들은 새벽 5시부터 일과를 시작해 저녁 9시까지 말을 직접 돌보고 교육하고 자발적으로 활동한다.
이희수 교장 선생님의 지도력으로 배출한 인재들이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의 중심인물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이들이 한국의 말산업을 세계의 반열에 올려놓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