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주마생산자협회가 주최·주관한 ‘혈통 등록 제주마(경주마)경매’가 6월 2일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경매장에서 열렸다. 기존 서러브레드 경주마 경매와 달리 마주들을 대상으로 한 호가 경매로 2023년 제주마의 단독 경주 시행을 준비하고, 생산·육성의 기초를 다지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차별화된 경매로 마련했기에 시행 전부터 관심은 뜨거웠다. 이날 경매에는 전성원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장, 김준 제주특별자치도 축산과 말산업 담당 계장, 오세진 주무관, 오영복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 강진일 제주마주협회장, 한상배 제주경마장 조교사협회장, 김병선 제주한라대학 마사학부장, 윤민중 경북대 교수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마주 100여 명이 자리했다.  

1~3세 제주마 35두가 경매에 상장됐다. 오전에 체고 및 하자 검사가 있었고 사전 예시에 이어 오후 2시부터 본격적으로 경매가 시작됐다. 경매 시작가는 600만 원으로 결정됐다. 그간 제주마 경매는 일반 우시장에서 경매를 해 농가에 분양됐기에, 마주들과 상장된 제주마에게는 환경이 낯설었다. 하지만 경매사는 반복해 경매 방식에 대해 친절히 설명했고, 사전 예시를 한 제주마들은 경매장 분위기에 적응했다. 서러브레드와 달리 제주마들은 종종 경매장에 입장하며 뒤로 들어오기도 하고 버팅기기도 했으나, 투박한 모습이 과연 “제주마다웠다”며 경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긍정적 역할도 했다.

그간 경매에서는 일반 망아지가 500만 원 정도에 거래됐지만, 호가 경매 방식의 도입 그리고 혈통 등록된 경매라 분위기는 반전됐다. 최고 낙찰가의 주인공은 29번 ‘황용태후’ 자마, 30번 ‘백호명성’ 자마 2두로 8천5백만 원을 기록했다. 두 말 모두 보은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하고 신승용 씨가 소유한 암말로 ‘쾌속장타’의 부마로 김진욱 마주와 송악목장에 각각 낙찰됐다. 상장된 35두(수14·암11두) 중 총 16두(수8·암8두)가 낙찰됐으며 낙찰률은 46%, 평균 낙찰가는 2천958만 원이었다. 총 판매 금액은 4억7천320만 원이었다. 2023년 단독 경주 시행을 앞두고 제주마의 생산·육성이 중요한 때라 번식을 위해 암말의 예정가와 낙찰가가 높게 나타났다.

이번 경매를 주관한 제주마생산자협회 측은 경매 명부 작성을 위해 일일이 목장을 찾아 직접 사진도 찍고 상장된 모든 말에 대해 수장도 하며 경매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당장 경마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혈통과 외형 등을 모두 고려, 엄선해 상장했다.

제주마는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2023년부터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단독으로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보편적으로 시행하는 서러브레드(Throughbred) 혈통의 경마와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된 제주마, 그리고 소위 한라마로 불리는 잡종마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3개의 경마장이 있다. 경기도 과천에는 ‘렛츠런파크 서울’, 부산과 경남 경계지역에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주도에는 ‘레츠런파크 제주’가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산경남에서는 서러브레드 경마를 시행한다. 그러나 렛츠런파크 제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된 제주마와 잡종마(한라마)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제주마는 혈통 논란 때문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0년5월15일부터 축산법 제6조에 의거 서러부레드 경주마는 한국마사회가 천연기념물 347호 제주마는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이 혈통등록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이후 제주마 혈통을 등록하면서 정확하게 혈통을 정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사상 첫 제주마경매를 실시하게 되었다. 현대 경마는 특히 코스가 아니라 트랙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평지경주는 전세계적으로 서러브레드가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제주마라는 토종 조랑말로 경마를 시행하여 색다른 볼거리를 장악하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제주경마장 제주마 단독시행이 세계 경마시장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