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주 경마일이었던 지난주 경마는 부진마와 기복마들로 대부분 경주가 편성돼 경마팬들의 원성이 높았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이번 달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경마일 수가 8일 이상인 달의 월초에는 이같은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그러면 왜 월초마다 능력마들은 출전하지않고 부진마나 기복마들이 주로 출전하는 것일까. 여러 곳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상금 지급 방식에서 파생된다.
세계 경마의 시스템은 대부분 경주가 끝난 직후 해당 경주에 대한 상금을 지급한다. 그래서 모든 마주와 조교사 기수는 해당 경주에서 우승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현상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의 경마는 기형적인 역사로 인해 아직도 후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3년 이전에는 모든 경주마를 한국마사회가 소유하고 있었다. 세계에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소위 시행체 마주제를 실시한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모든 경주마를 소유한 것 뿐만이 아니었다. 현행 사단법인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와 사단법인 서울경마장기수협회 구성원들도 모두 한국마사회의 직원이었다.
그러다보니 모든 경마관련 상금이 임금의 개념으로 통용되었다. 조교사와 기수는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관리사들도 모두 월급을 받는 신분이었다. 93년 이후 마주제의 도입으로 모든 제도가 혁명적으로 바뀌었지만 관습은 그대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구호는 마주제 경마이면서도 실제 많은 부문은 시행체 마주제의 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구습의 틀을 깨지 못하는 것 중에 가장 큰 문제점은 경마상금에 대한 개념을 많은 사람들이 월급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마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금을 월급으로 착각하고 있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지급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마사회는 마주제 경마를 시행하면서도 상금 지급에 있어서는 시행체 마주제 때 월급을 지급하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결국 조교사들은 일정한 기준이 넘는 월급(상금)을 챙기기 위해  월초에 상금을 벌어들이지 못했을 경우 습관적으로 자신들이 관리하는 경주마중 능력마들을 월말에 집중적으로 경주에 출전시키곤 한다. 월초에는 부진마 일색의 경주가 주류를 이루는 반면 월말에는 능력마들이 대거 출전함으로써 경마의 묘미를 반감시키는 것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교사나 마주, 기수 등 경마 창출자들이 경마상금을 월급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야말로 상금의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토록 하기 위해서는 현행 경마상금 지급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즉 1개월에 1번씩 지급하는 경마상금을 주단위로 전환해 지급해야 한다. 그래야만 매주 적절하게 출전마의 배합이 이뤄진다. 경주마 출전계획도 보다 자유로와지고 과학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주마 활용계획을 월단위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단위로 세우게 됨으로써 경주마 자원 활용에 있어서도 효과를 거둘수 있는 것이다.
벌써 마주제로 전환된지 7년이 넘었다. 이제는 마주제 경마가 정착이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절름발이식 제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경마상금 지급방식외에도 후진적인 제도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우선 경마상금 지급 방식만이라도 개선해 가뜩이나 자원 빈약에 시달리는 한국경마의 공정성을 위한 숨통을 텄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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