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사협회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으로 촉발된 경마산업 전반의 혼돈 양상이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교사협회와 노동조합은 29일 저녁 8시부터 30일 새벽 1시30분까지 협상을 갖고 지난 93년 제도전환시의 합의각서에 입각해 조교사협회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조교사협회노조는 30일 오전 10시 총회를 열어 이 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해 경마중단의 위기는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조교사협회와 노조의 협상은 노사간 가장 큰 쟁점사항이었던 93년 제도전환시 합의각서를 존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대부분 관리사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짐으로써 일단 매듭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정부의 승인이 남아 있어 최종 타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
협상결과가 알려지자 한국마사회노조, 서울마주협회, 서울경마장기수협회 등 다른 단체들도 노조원이나 회원들의 불만을 해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요구가 불거져나올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들 단체들이 각기 새로운 요구를 할 경우 한국마사회의 경영정책은 또다른 혼란에 빠져들 위험을 안고 있다. 다른 단체들도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터라 요구가 분출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부의 지침에 의한 경마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의 고통은 경마산업 종사자 대부분이 겪고 있다. 특정 단체의 종사자만이 특별하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혼란스런운 때일수록 원칙과 상식에 의한 경영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상식에 입각해 원칙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만이 혼란을 극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며 경마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상식이나 원칙을 무시한 채 눈앞의 불만 끄는데 급급해 불씨를 남겨놓다보면 더 큰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경마산업 현장이 바로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는 듯한 양상이다. 한쪽 불을 끄고나면 다른 쪽으로 옮겨붙어 새로운 불을 끄기에 정신이 없는 형국이다.
임기응변식의 미봉책으로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다가는 스스로의 결정에 발목이 잡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야 말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상황이 오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경마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기관과 단체는 모두 제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모든 기관과 단체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기 보다는 자신의 입장에서만 경마상황을 바라보기 때문에 아전인수식의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같은 현안 문제를 놓고 바라보는 상황에 따라 확연히 입장이 달라지기 때문에 서로간에 쌓여 있는 불신의 상처를 봉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사노조의 단체행동이 마무리됨으로써 경마중단위기를 넘긴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불씨를 안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단체가 어떤 요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국마사회 경영진은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여 경영정책을 수립하는데 참고를 해야할 것이다. 명분과 원칙을 중요시하고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경영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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