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20호 후임회장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

서생현 한국마사회장이 취임 10개월만에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사퇴의 배경에 대해서는 이러저러한 설이 많지만 표면적인 이유로는 신병치료차 사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자는 서회장이 `정직한 마음과 성실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자`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채 취임 10개월만에 경마장을 떠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과 함께 신병의 쾌유를 빌고자 한다.
아울러 후임회장은 서생현 회장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불행한 회장이 되지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사실 서생현 회장은 취임 전부터 청렴결백한 성품을 기본으로 강도높은 개혁을 단행할 인물로 평가됐었다. 그같은 평가가 가능했던 것은 전직장인 광업진흥공사 사장  재직시절 구조조정을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한 기관으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취임과 함께 `정치자금` 발언 파문으로 경마에 대한 인식의 편파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경마산업에 대한 지식이 너무 미흡하다는 문제제기가 잇달았다. 한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경마대회 후 시상대에서 너무나 유명한 경주마가 국산마인지 외국산마인지를 몰라 상을 받는 마주에게 질문을 하여 어리둥절케 하였다는 후문도 있다.
서회장이 10개월동안 한국마사회를 관장해오는 동안 크고작은 사건과 사고도 다른 어느 때보다 많이 발생했다.
제주경마장의 전산사고로 인해 서울로의 전송경주가 이뤄지지 못했는가하면 서울경마장에서도 전산기기 장애가 발생해 잘못된 배당률이 게시되어 혼란을 빚기도 했다. 또한 관리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해 경마역사상 첫 경마중단이라는 사고가 생겨 집기를 파손하는 등 경마팬의 집단소요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과 사고는 서회장 개인의 불행이기도 하려니와 경마산업 전체에 미치는 불행이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입장객과 매출액의 증가세도 둔화되어 뜻있는 경마인들의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
중도에 한국마사회장을 그만두고 떠나는 전임회장의 공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장광설을 늘어놓는 것은 부질없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온고지신(溫故知新) 또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을 한국경마산업 현실에 적용해야하는 절박한 심정에서 과거를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의 잘못을 거울삼아 새로운 미래를 창출해야 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삶속에서 실현해야할 기본적인 철학에 속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후임 한국마사회장은 경마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투철한 경영철학을 지닌 전문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야말로 한국의 경마산업은 우후죽순 처럼 생겨나는 경쟁산업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륜에 이미 많은 팬을 빼앗긴 상태에서 내국인이 즐길수 있는 카지노가 등장해 경마팬이 몰려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내년에는 경정도 도입되고 축구복표까지 등장할 전망이어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경마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경쟁산업의 위협이 시시각각으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의 경마산업은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경마산업에 불을 지필수 있는 사람은 경마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전문경영인일 것이다.
과거처럼 낙하산 인사에 의한 나눠먹기식 인사가 되풀이된다면 한국경마산업의 앞날은 그야말로 암울하기만 할 것이다. 인사권자인 문화관광부장관은 누가 경마산업 발전에 적합한 인물인가를 신중히 고려하여 후임 한국마사회장을 임명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