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19호 경주마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한국경마 경매사상 4천8백60만원의 최고가 경주마가 탄생했다. 지나 2일 제주도의 제주경주마육성목장에서 있은 올해 국산마 경매에서 아비마 로스트마운틴과 어미마 솔로돌 사이에서 태어난 망아지가 이같이 높은 가격에 팔려나갔다. 바야흐로 경주마의 중요성이 한껏 부각되는 순간이었다.
인류가 즐기는 스포츠는 기구나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경마는 경주마라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과 기수라는 사람이 어울려 완성시키는 스포츠로써 경주마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크게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마시행 국가들은 경주마 보호를 가장 중요한 경마정책으로 삼고 있다. 온통 시멘트콘크리트로 구성돼 있는 현대의 건물환경 속에서도 행여 경주마의 다리가 상하지않을까 염려하여 마방주위를 비롯해 경주마가 다니는 길은 모래나 흙으로 조성하는 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 기후가 유난히 더운 나라들은 더위에 약한 경주마들을 위해 마방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다. 훈련주로와 경주로를 별도로 만들어 경주마를 보호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사항에 속한다. 경주마들의 식사시간도 철저하게 경주마 위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다양하게 경주마 보호정책을 펴고 있으나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주마 보호정책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훈련주로와 경주로가 구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경마장의 경주로는 혹사를 당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불량한 경주로 때문에 경주마들이 훈련이나 레이스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마방시설도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한여름이면 일사병에 걸리는 경주마가 속출하는가하면 일본뇌염 등 점염병에 걸리는 경우도 생긴다.
경주마가 다니는 길이 사람이나 자동차 위주로 되어 있는 것도 개선해야할 사항이다. 선진 경마국의 경우 경주마가 다니는 길은 시멘트포장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경주마보다도 사람위주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마방지역을 가더라도 온통 아스팔트나 시멘트콘크리트로 되어 있다.
대부분의 조에서는 경주마 위주로 식사시간을 맞추고 있으나 어떤 조에서는 오후 4시경이면 경주마의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관계자들이 퇴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경주마들은 다음날 새벽 허기진 배를 움켜쥔 채 힘든 훈련을 마치고 아침이 되어야 식사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경주마를 홀대하는 모습은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경마산업에 있어서 경주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주마가 없이는 경마산업 자체가 형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몸값 4천8백60만원짜리 경주마가 탄생한 것은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주마의 몸값이 높아질수록 경주마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크게 부각될 것이고 그에따라 경주마를 보호하는 정책도 강화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선진경마국처럼 경주마에 대한 보험도 등장해야할 상황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은 지금까지 사람위주로 발전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마권판매 위주의 3차산업만 비대하게 발전함으로써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제는 경주마가 중심에서는 제대로 된 경마산업 발전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법으로 제정된 한국마사회법의 개정은 물론 경마시행의 민영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할 상황에 이르고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