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시즌이 개막되자 경마의 매출액이 급격히 감소하고 입장객도 줄어드는 현상이 빚어져 적극적인 경마중흥정책의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경륜이 개막되기 직전인 2월25일과 2월26일 경마에서는 매출액이 각각 4백25억5천만원과 4백77억2천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경륜이 개장된 후 지난주 경마에서는 매출액이 토요일 3백94억7천만원, 일요일 4백61억5천만원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입장객의 수자는 특히 장외발매소의 경우 주먹구구식으로 집계해 그 신빙성에 문제가 있는 가운데서도 전주에 비해 약 2천5백여명의 경마팬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륜을 시행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륜사업본부는 ‘새천년 첫해에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의욕적인 진흥정책을 펼치고 있다. 출범 첫해인 94년 매출액 17억원으로 시작한 경륜은 이듬해 43.5배가 오른 7백8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뒤 해마다 평균 70% 안팎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경마는 국가적 경제위기 속에서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매출액의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처우 개선을 둘러싸고 각 단체간 첨예한 대립까지 보이고 있어 경마의 발전은 더욱 더뎌질 수밖에 없는 조건을 지니고 있다.
그럼 현단계에서 경마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
우선 지난 93년에 폐지한 금요일경마를 부활하는 것이 급선무다. 경륜은 금요일에 시행을 하면서 경마는 금요일에 시행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있어서도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주편성을 개선해 경주의 질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부진마 경주 일색이었던 지난주 경마는 팬들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게 재미없는 경마를 보느니 차라리 경륜을 즐기겠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환급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마는 높은 세금으로 인해 경마팬들에게 되돌려지는 환급액이 지나치게 낮다. 그러다보니 돈을 잃고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 경마에 대한 이미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마권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경륜에는 쌍승식이 있는데 경마에는 없다. 소비자는 일반적으로 질이 좋은 다양한 상품을 좋아한다. 특히 쌍승식의 경우는 1위와 2위를 순서대로 적중시키는 마권이기 때문에 2위내 입상을 목표로 하는 현행 복승식 마권의 폐해를 줄이는 방법도 될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시행되고 있는데다가 지켜지지도 않는 마권구매 상한선 제도도 하루빨리 폐지하는 것이 좋다. 마권구매 상한선 제도는 창구의 혼잡을 불러일으켜 사설경마 맞대기를 성행시킬 뿐만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사유재산 처리를 강제적으로 규제하는 악법에 지나지않는다.
이외에 경마팬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원경찰의 복장은 물론이고 경마관련 모든 종사원들의 복장을 밝게하여 경마장의 분위기를 축제의 분위기로 전환해야 한다. 경륜장의 분위기는 경마장에 비해 밝고 화사하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가족단위 팬들이 찾아왔다가 지저분하고 어두운 경마장 분위기에 실망해 다시 찾지 않는다면 경마가 발전할 길은 멀기만 하지 않은가. 아직도 남아 있는 발매종사원들의 불친절도 크게 반성해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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