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마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5일 국회에 상정할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올해말까지만 징수키로 했던 경주마권세에 대한 교육세를 현행 50%에서 60%로 인상해 2005년까지 연장키로했다. 당초 정부는 마권세의 20%로 징수하던 교육세를 지난 96년7월 50%로 인상하면서 징수시한을 2000년12월31일까지로 못박은 바 있다. 이후에는 마권세에 부과하던 교육세를 폐지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약속 시한이 다가오자 적반하장(賊反荷杖) 격으로 폐지는 고사하고 당초의 20%로 환원시키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세율을 높여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담배소비세와 경주마권세에 대한 교육세 인상의 당위성으로 ‘ 담배소비 억제 및 사행 오락에 대한 과세 강화차원에서 담배소비세 및 경주마권세분 교육세 세율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인식에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안타까움을 넘어 저토록 한심할 수 있을까하는 애처로운 마음까지 든다. 어떻게 국가를 경영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하는 걱정이 앞선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경마산업을 송두리째 없애는 것이 옳다. ‘사행 오락에 대한 과세강화 차원’에서 경주마권세에 교육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면 정부 스스로가 주장한 ‘경마는 국민대중이 즐기는 건전레저’라는 선전과는 상반되는 개념이 아닌가.
한편에서는 건전레저라고 선전하면서 또다른 한편에서는 사행 오락에 대한 과세강화 차원에서 세금을 인상하겠다니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하는가.
이미 경마산업의 규모는 연간 10조원 이상의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국민들이 경마를 즐기는 마권매출액만도 4조3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다 경주마를 샌산하는 농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국산 경주마의 가격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날이갈수록 경마와 관련한 산업의 규모는 확대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련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해가도록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고춧가루나 뿌리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란 말인가.
세계의 대부분 선진경마국들은 경마에 대한 세금 징수에 있어서 국민들의 여가생활을 확대하는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살펴볼 때 경마에 대한 조세정책은 선진국일수록 세율이 낮고 후진국일수록 세율이 높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 또 선진국일수록 정부의 통제와 규제가 적을 특징을 지니고 있다. 중앙정부가 직접 경마를 독점적으로 관장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밖에는 없다. 대부분의 선진경마국들은 경마산업 자체를 민영화하여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경마팬들은 놀라울 정도의 의식수준의 향상을 보이고 있다. 공정경마를 위한 운동단체가 생기는가하면 경마사랑동호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기수에 대한 팬클럽도 형성이 되고 있다. 조세저항의 무풍지대로 인식받던 시기도 끝났다. 경마팬 단체인 공정경마운동연합을 중심으로 경마산업에 대한 조세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헌법소원을 준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마주협회, 기수협회, 조교사협회, 경주마생산자협회 등 경마산업관련 단체들도 조세저항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서고 있다.
정부가 경마산업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전환하지 않으면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정부의 결단을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