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18호 경마산업 경쟁력 키워야 살 수 있다

지난주말에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가 문을 열어 많은 사회적 관심을 모았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사북읍에 걸쳐 있는 백운산 1150m 고지에 조성된 카지노는 강원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최대 주주로 출자해 설립된 주식회사 강원랜드가 조성했다. 지금은 `스몰카지노`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소규모이긴 하다. 그러나 등장 자체에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며 향후 성인오락의 한 부문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고지대에 조성된 우리나라의 카지노는 마치 말레이시아 겐팅하이랜드(해발 1800m)의 카지노를 연상시킨다. 강원랜드의 카지노는 부지 1만6천3백여평에 연명적 6천8백여평의 스몰카지노호텔(객실 199실)에 설치돼 있다. 승용차 5백여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으며 카지노는 호텔 1,2층에 자리잡고 있다. 카지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1천5백64평으로 쉐라톤월커힐호텔의 카지노(1천2백00평)보다 넓다. 한꺼번에 7백50명의 인원이 즐길수 있는 게임테이블 30대가 설치돼 있다. 99개 종류 슬롯머신 4백80대와 룰렛, 빅휠, 블랙잭, 바카라 등을 즐길 수 있다.슬롯머신의 승률은 미국 라스베가스의 88%보다 높은 90%라는 것이 강원랜드 측의 설명이다.
강원랜드는 현재의 스몰카지노에서 승용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사북읍 해발 800m 고지대에 종합위락시설을 갖춘 대규모 메인 카지노를 지을 예정이다. 2002년 10월경 1차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강원랜드는 2006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슬롯머신 2천5백10대, 게임테이블 1백20대와 객실 7백72실을 갖춘 특급호텔은 물론 1천실 규모의 콘도미니엄, 18홀의 골프장과 슬로프 16면의 스키장,테마파크 등을 갖춘 3백만평 규모의 종합리조트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내국인 카지노시대가 열리면서 한국카지노업계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정선군 고한읍 일대에는 `카지노택시`를 선전하는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카지노 단란주점` `카지노 다방` `카지노 PC방` `카지노 부동산` 등 `카지노`라는 이름을 단 업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강릉공항에는 카지노장까지 편도요금 7만원을 받고 운행하는 최고급 카지노전용 택시까지 등장했다.
독자여러분께서는 왜 이렇게 카지노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는지 궁금할 것이다. 카지노산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향후 경마산업에 대한 타격이 어느정도 나타날 것인지 가늠해보기 위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카지노가 등장하면서 가장 위축된 산업을 꼽으라면 경마산업을 지목하는데 주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현대 경마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서 잘 나타났다. 카지노의 등장으로 급격히 하향세를 겪던 미국의 경마산업은 급기야 경마장 내에 카지노를 설치하는 소동까지 벌였으며 인터넷시대가 열리면서 국제간 크로스베팅에 의한 돌파구를 마련해 경마산업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오락 산업은 경마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발전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던 것이 경륜의 등장으로 독점적 지위를 놓치면서 위축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겨울부터는 경륜이 겨울철 휴장을 하지않아 경마가 받는 타격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부터는 경정까지 도입될 예정이어서 경마를 위협하는 경쟁산업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게다가 축구 복표까지 판매될 경우 경마산업의 급격한 하향세도 예측해볼 수 있다. 이제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군림하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떨어져 나가는 경마팬을 잡아두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