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14호 경마가 동네북인가

경마가 동네북인가. 최근 각종 언론이 맹목적으로 경마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듯한 인상이 짙다. 시기적으로 국정감사와 맞물려 자행되고 있는 언론의 횡포는 그야말로 `마녀사냥’식이다. 같은 언론으로써 참으로 비통한 심정마저 드는 것은 필자의 식견이 부족한 탓일까.
최근 언론의 경마에 대한 보도형태를 보면 온갖 부정적 묘사를 총동원해도 모자란다는 느낌이 든다. 그동안 우리나라 언론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는 하이에나저널리즘, 옐로우저널리즘, 떼거리저널리즘, 발표저널리즘, 냄비저널리즘, 단순저널리즘 ......등 이루 헤아릴수 없이 많다. 이러한 부정적 묘사를 총동원해도 모자라는 것이 요즘 경마에 대한 보도태도인 것같다.
최근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는 지난달 모 스포츠신문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현장 르포 기사로 시작된 소위 `경마죽이기’는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저절로 들게 했다. 경마관계자들은 이 기사에 대해 울분을 참지 못해 특히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해당사에 항의전화를 하고 명예훼손 여부의 법률자문을 받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감사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한 `한국마사회 운전기사 연봉 6천1백만원’ 기사는 센세이션의 극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소위 발표저널리즘의 전형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보도였다. 또 마주실의 환급률이 일반 관람대보다 높다고 하여 문제를 제기했다. 마주실에서도 경마를 즐기고 돈을 잃기는 마찬가지인데도...... 게다가 최근에는 모 국회의원이 `뇌물성 포상금`을 발표하여 센세이션 좋아하는 언론의 사설에까지 등장하는 영광(?)을 안았다.  
유력 일간지의 사설은 도대체 어떤 의도로 쓰여졌는지 의혹의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한국마사회는 부정경마 단속을 위해 신고포상금과 단속포상금의 두가지 포상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고포상금은 주로 민간인에 적용이 되고 있으며 단속포상금은 검찰이나 경찰 등 사직기관원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포상금 제도는 비단 한국마사회뿐만 아니라 정부의 각종기관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경찰청은 조직폭력배 신고 포상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단서 제공자에게는 5백만원, 검거 경찰관에게는 1백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밀렵행위단속 포상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환경부는 쓰레기 청결 포상금제도,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수입콩부정유통행위자 신고포상금제도, 한국양봉축협은 불량벌꿀신고 포상금제도, 서울 부산 인천 대구광역시 등은 지방세 징수 촉진포상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왜 유독 한국마사회의 경마부정 불법행위 신고 포상금제도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한국마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선입견에 의한 편견에 기초한 것은 아닐까.
사실 우리나라의 경마는 8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부정적 인식에 기초한 사회의 편견에 의해 이미지에 먹칠을 해온 질곡의 시간들을 안고 있다. 증권에 투자하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는 사회적인 이슈가 되지않는데도 경마에 투자하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생기면 사회적인 큰 문제가 되곤 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증권은 투자이고 경마는 도박이라서 그런 것인가.
영국이나 미국 호주 일본 등 선진 경마시행국에서는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 한국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으면서도 봉건적인 인습의 틀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언론의 모습인 것같아 참으로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이처럼 자조적인 글을 쓰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