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12호 기수와 경마팬의 축구대회를 치르고 나서

한국경마 역사상 처음으로 기수와 경마팬이 어우러져 축구대회를 치르는 행사가 있었다. 사단법인 서울경마장 기수협회와 본지가 공동으로 마련한 ‘기수와 경마팬의 축구대회’가 11일 과천 서울경마공원 축구경기장에서 3백여명의 기수와 경마팬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행사일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경마팬들이 월차휴가를 내는 등의 방법으로 행사에 참여해 경마사랑의 뜨거운 열기를 나타냈다.
이번행사는 예선경기 5게임과 결승경기로 나눠 치러졌다. 예선경기에서는 기수들이 2승2무1패로 우위를 보였으나 결승경기에서는 경마팬 팀이 기수 팀을 5대2로 이겼다. 경마팬과 기수들은 받은 상금을 모두 정신지체 장애인 수용시설인 ‘양지의 집’에 기탁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경마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기수들에게 사인을 요청하고 평소 가지고 있던 경마와 관련한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는 등 활기찬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대화내용 중에는 특정 경주마가 부진했던 이유나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경우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이 이뤄져 경마정보를 둘러싼 쓸데없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기수와 경마팬들은 행사를 마치고 아쉬운 발길을 돌리면서 경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경마문화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이러한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
사단법인 서울경마장 기수협회와 본사는 그동안 경마팬과 기수와의 불신의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신뢰의 장을 마련하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98년 가을에는 한국경마 역사상 최초로 기수와 경마팬이 공개적으로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으며 지난해 겨울에는 일반인 출입제한구역인 기수회관 내에서 많은 경마팬들이 참여한 가운데 경마정보 대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축구경기를 통해 기수와 경마팬이 직접 몸을 부대끼며 혼연일체가 되는 과정을 경험했다. 특히 우승과 준우승 상금은 물론이고 MVP 상금까지 모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쾌척하여 경마팬과 기수 모두가 승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경마는 환경적인 요인과 제도적인 불합리 등으로 인해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했다. 특히 경마정보와 관련해서는 지극히 통제적이고 폐쇄적인 정책을 구사함으로써 경마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개인마주제로의 전환, 기수협회가 앞장서서 투명한 경마시행 및 경마팬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 등이 어우러지면서 경마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 기수협회는 불우이웃돕기에 솔선수범하는 한편 장애어린이와 함께하는 백두산 등정 등의 행사를 통해 기수에 대한 굴절된 사회인식을 바꾸는 노력을 끊임없이 펼쳐왔다. 그결과 지금은 각 기수에 대한 팬클럽이 생겨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등 달라진 경마환경을 선도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기수와 경마팬의 축구대회는 한단계 더높은 경마문화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행사는 이제까지의 공개적인 행사와는 달리 경마팬과 기수가 서로 몸을 부대끼며 페어플레이 정신을 함양함으로써 서로를 좀더 깊숙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의 모든 현상도 마찬가지지만 조그만 문제가 큰문제로 비화되는 현상이 많이 발생했다. 경마의 경우도 일정부문 그런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경마팬과 경마창출자 모두가 신뢰를 높이는 일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본사는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 경마문화를 선진화시키는데 앞장서나갈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