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26호 한국마사회 민영화논의 활발, 바람직한 현상

최근들어 한국마사회를 민영화시키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의식 있는 한국마사회 직원 일부와 마주들 중심으로 민영화에 대한 의견 개진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한국마사회 노조가 적극적으로 민영화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서 앞으로 한국마사회의 민영화논의는 급류를 탈 전망이다.
신일수 한국마사회노조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마사회의 구조조정은 정리해고가 아닌 경영혁신과 민영화로 그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노조의 입장은 한국경마 80여년 사상 획기적인 것이 아닐수 없다. 필자는 여러차례 경마산업의 발전은 물론 국가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마사회의 공격적인 경영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 한국마사회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 위해서는 현재의 조직체계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한국마사회는 정부의 산하기관으로 독점적인 경마시행권을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정부 권력이 가져왔던 보편적인 타성이 한국마사회에도 그대로 전이되어 조직자체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
한국마사회도 여타의 정부산하 기관이나 공기업처럼 조직자체가 관습이나 타성에 젖어 무사안일주의가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험과 개혁을 거부하고 안정과 보호를 더 중요하게 취급함으로써 경마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실업자를 양산하는 것만이 개혁인양 대기업이든 공기업이든 정리해고를 통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강요했다. 이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며 나라상황을 점점 나쁜 쪽으로 끌고 갈 뿐이다. IMF의 위기를 몰고온 주범인 공무원과 대기업이 스스로 반성을 하지 않은채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면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언제까지 일자리를 마련해준다거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희망을 제시해주어야 현재의 고통과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것이다. 경마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다른 공기업이나 산하기관과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은 획일적인 관념에 젖어 있었다. 그결과 경마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다른 기업에 적용하는 기준을 일방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발전을 저해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마사회를 민영화하자는 주장은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경마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마사회의 민영화형태는 정부의 산하기관으로 공기업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을 주식회사로 전환하여 국민주에 의한 새로운 주식회사로 탈바꿈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주식은 해외자본에 매각함으로써 재정적인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외의 대부분 주식은 국민주로 전환해 일반국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면 경마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마사회직원은 물론이도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경주마생산자, 경마전문인 등 경마산업 종사자들에게 주식을 배정하면 경마산업종사자 모두가 자기회사라는 생각을 갖게 됨으로써 현재와 같은 단체간 갈등구조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주식공모를 통해 모금된 자본으로 대도시 주변에 2-3개의 지방경마장을 동시다발로 건설하면 약 1백만명 정도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와 도탄에 빠진 실업자를 구제함으로써 내수 시장을 활성화시킬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마사회를 민영화하는 방안은 적극적인 경마산업 발전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영화가 모든 발전정책의 최고 목표일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굳어져 있는 조직체계로는 급변하는 조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민영화를 통해 경마산업의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그 이익은 경마산업 종사자는 물론이고 국가경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