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24호- 마권종류 다양화가 경마부정 방지한다

필자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복승식 마권이 경마부정을 부채질하기 때문에 마권종류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러번 편 바 있다. 그러나 한국마사회가 어떤 가시적인 조치도 내놓지않아 다시한번 마권종류 다양화를 강조하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복승식 마권은 경마의 본질에 충실하지 못하는 마권이다. 모든 경주마가 우승을 하기위해 전력질주하는 것이 경마의 본질이다. 그러나 복승식 마권은 2위만 하더라도 목적을 달성하도록 되어 있다. 우승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주마가 다음 레이스의 부담중량 등을 고려하여 2위를 목표로 질주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복승식 마권 인기도가 95% 이상인 우리나라의 경마현실을 생각할 때 이 마권은 1위가 목표가 아닌 2위를 목표로 하도록 함으로써 경마부정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면 연승식의 경우도 2위 또는 3위를 목표로 함으로써 경마부정을 부채질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연승식의 경우는 복승식과 개념이 다르다. 2위 또는 3위 이내의 경주마 한 마리만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복승식의 경우 2두의 경주마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물론 다른 나라도 복승식 마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여타의 다양한 마권이 있기 때문에 복승식 마권의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다. 다른나라에서는 복승식 마권은 맞추기 쉬운 마권의 한종류로 인식될뿐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서는 2위를 목표로 레이스에 나서는 경우가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세계의 경마를 둘러보면 우리나라처럼 마권의 종류가 적은 곳은 없다. 마권의 종류가 단순하다보니 경마를 즐기는 묘미가 반감될뿐만아니라 경마부정을 쉽게 하는 것으로 작용한다. 우승을 전제로한 마권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어렵게 할수록 경마부정을 획책하기 어려워진다.
즉 현재의 단승식, 연승식, 복승식, 쌍승식(1위와 2위를 순서대로 맞히는 방식)외에도, 삼쌍승식(1위,2위,3위를 순서대로 맞히는 방식), 사쌍승식(1위,2위,3위,4위의 경주마를 순서대로 맞히는 방식), 중단승식(서로 다른 경주에서 1위를 맞히는 방식), 삼복승식(순위에 관계없이 1위3위를 모두 맞히는 방식) 등의 마권을 판매해야 한다.
이처럼 우승을 기준으로 한 다양한 마권을 판매함으로써 경마의 묘미를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2위를 목표로 한 승부조작 시도도 감소시킬수 있다. 가까스로 부활시킨 쌍승식도 하루 3개 경주로 제한함으로써 마권종류 다양화에 큰 도움이 되지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마사회는 `한탕주의 사행심을 부추긴다`는 여론 때문에 마권의 종류를 다양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행 마권제도를 깊숙히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한탕주의를 부추기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권의 종류가 단순하고 쉽다보니 분수에 맞지않는 고액베팅자들이 활개를 쳐왔다.
우승마를 중심으로 마권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것은 경마의 묘미를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경마팬에 대한 서비스를 증진시키는 것이기도 한다. 경마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표피적인 것에 대해 지적하는 여론을 문제삼아 소신 있는 정책을 펼치지 못한다면 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존재할 가치가 없는 것이다.
마권 종류의 다양화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은 물론이고 공정한 경마를 시행하는 첩경이라는 생각을 확실히 해야한다. 그래야만 올바른 경마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새 마사회장이 취임한 것을 계기로 획기적인 정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