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22호 신임 한국마사회장에 바란다

제28대 서생현한국마사회장이 전격적으로 사임한데 이어 육군소장 출신의 윤영호씨(새천년민주당 경북지부장)가 제29대 한국마사회장으로 취임했다.
필자는 우선 새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고자 한다. 그러나 축하와 함께 한국경마산업이 안고 있는 총체적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새회장은 역대의 회장들과 마찬가지로  ‘낙하산 인사’라는 핸디캡을 안고있어 취임부터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닥쳤다. 전문경영인 영입으로 자율경영권을 확보하고 경쟁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노조측의 입장과 또다시 정치적인 논리로 해법을 찾으려는 정부의 인사가 갈등을 일으켜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개혁작업이 제대로 수행될수 있을지 염려된다.
아무튼 이번 제29대 한국마사회장이 해야할 일은 어느때보다 산적해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쟁산업과의 경쟁을 들 수 있다. 이미 경륜으로 상당한 팬을 빼앗긴 것이 현실이다. 그와더불어 카지노까지 등장하면서 경마의 중요한 고객이었던 소위 ‘오대’라 불리는 고액 베팅자들이 카지노로 몰려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내년에는 경정이 등장하고 축구복표까지 판매될 예정이어서 경마를 위협하는 경쟁산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환급률이 적기로 소문난 한국경마의 현실을 감안할 때 한국의 경마산업은 아주 불리한 입장에서 경쟁산업과의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독점적으로 갬블산업의 황제로 군림하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 이제는 경쟁산업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이겨나갈수 있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환급률을 높이고 경주의 질을 향상시키는 문제도 더이상 미룰수 없는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경마는 세계에서도 돈을 적게 돌려주기로 유명하다. 즉 경마를 즐기고 돈을 잃는 경마팬이 그만큼 많다. 그러다보니 경마에 대한 이미지는 패가망신의 주범으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 환급률을 대폭 높여 돈을 잃는 경마팬에 현저하게 줄어들도록 하는 일은 경마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해가는 지름길이다.
또한 경주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마는 근본적으로 경주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지 못했다. 마권을 구입하고 판매하는 쪽만 비대하게 발전하다보니 경마의 역사는 있었지만 참다운 경마문화는 형성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경마는 경주마를 생산 육성하는 1차산업, 경마장과 목장은 물론 경마에 필요한 각종 시설을 설치하는 2차산업, 경마팬이 마권을 구입하고 시행체로부터 각종 서비스를 받는 3차산업이 골고루 조화를 이뤄야만 제대로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중 3차산업 부문만 미대하게 발전하다보니 부정적인 사회의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경주의 질이 저하되고 승부조작 의혹이 증폭되고 간다 안가나다는 루머가 난무하고 경마부정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실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경주마는 경주마로서의 생명이 끝난 후에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세계경마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마는 그렇지 못했다. 경주마로서의 역할이 끝나면 고기용 또는 승마마용으로 팔려나가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제 국산마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생산자나 마주들 중에는 경주마의 가치를 점점 귀하게 여기는 풍조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산마의 생산과 육성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새회장은 뭔가 획기적인 경마산업 발전방향을 제시해야할 책임을 안고 있다. 정부의 지침에 따른 구조조정도 마무리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제는 한국 내에서의 경쟁산업과의 경쟁 뿐만 아니라 선진 외국 경마와의 경쟁도 펼쳐나가야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경마산업 발전 정책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