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37호 경마에도 `투자`의 개념을 정립시키자

`경마는 도박인가, 레저인가?`
이 땅에 경마가 도입된 이후 우리사회는 이러한 진부한 명제에 얽매여왔다. 그결과 경마의 성격 규명을 애매하고도 모호하게 설정하는 우를 범해 왔다. 대부분 언론들이 툭하면 경마는 `도박인가 레저인가`를 거론하면서 `도박이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는 쪽으로 매도를 해왔다. 그래서 경마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 `경마는 도박인가 레저인가`라는 진부한 명제의 굴레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경마에 대한 올바른 성격을 규명해내기 어렵다.
필자는 여기서 `경마도 투자` 라는 새로운 인식의 창출을 제언하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부동산이나 증권을 구입하는 행위를 `투자`로 설정하는데 인색하지 않다. 그러나 마권을 구입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투자`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위는 경우에 따라 `투기`가 되기도 하지만 증권에 투자하는 행위에는 특별한 수식어가 붙지 않는다. 반면 마권을 구입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도박`이라는 부제가 따라붙는 것이 사회의 일반화된 통념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도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나치게 강조돼왔다.
서구사회에서는 `갬블`(Gamble)로 통칭되는 도박에 대해 부정적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는다. 서구에서는 `갬블`도 국민의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생활행위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는 도박에 대한 멸시로 이어져왔다.
이제 경마산업 종사자 모두는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행위와 마찬가지로 마권을 구입하는 행위도 `투자`라는 인식을 철저히 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종사자 스스로가 이점을 인식하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아무리 `경마는 투자`라고 주장한들 국민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경마가 지니는 성격상 도박성이 강한 부문을 억지로 은폐하기 위해 `레저`라는 개념을 대입시키고자 노력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도 가족이 함께 즐길수 있는 `건전레저`라는 주장을 펼쳐 왔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경마가 기본적으로 갖는 성격상 `도박성`이 없다라는 것을 강조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경마는 결국 도박성을 지닐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도박이라 하더라도 증권이나 부동산에서처럼 투자의 개념이 성립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증권에의 투자를 위해서는 여러 증권회사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는 소위 부동산소개소를 중심으로 공인중개사들이 활동을 한다. 이미 부동산에도 증권투자의 개념을 적용시켜 소액투자자들이 집단으로 투자하는 형태도 생겨나고 있다.이제는 경마에의 투자를 위한 펀드도 생겨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무릇 모든 정보는 희소가치가 있을 때 그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온갖 불법과 편법이 횡행하게 된다. 그러나 희소의 가치가 없어지면 상식으로 전환되게 마련이다. 경마정보도 마찬가지다. 규제를 강화하면 강화할수록 하찮은 정보를 고급정보로 판단하여 그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부정과 불법이 파생하게 된다.
경마도 부동산이나 증권처럼 투자의 개념을 대입시킬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한다. 경마정보를 상식화시키는 노력이 배가될 때 경마를 투자의 개념으로 정립하는 일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경마에 대한 투자의 개념이 정립되는 것은 곧 공정성 확보와도 연결되는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