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홍콩경마를 참관했다. 홍콩경마를 참관하면서 가장 부러운 것은 철저하게 경마팬 위주의 경마를 시행한다는 점이었다.
홍콩경마는 전체 매출액중 각종 세금으로 14%를 징수하고 자키클럽의 수익금으로 9%를 공제한다. 그리고 나머지 돈은 환급금으로 경마팬에게 되돌려준다. 전체 매출액의 81%를 경마팬에게 되돌려준다. 우리나라가 기타소득세를 포함할 경우 약 30%를 공제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보다 무려 11%를 더 경마팬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상황이 아닐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경마팬들은 세금을 많이 내는 애국자이면서도 도박꾼으로 취급을 받는다. 사회의 편견에 의한 질시와 냉대를 받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마팬들이다.  
사실 그동안 경마산업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너무도 편안하게 매출 및 수익증대를 이뤄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다. 별도로 홍보를 하지않아도 관람대에 자리가 없어서 즐거움에 젖어 있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올바른 정책을 구사하지 못하면 경마산업은 그야말로 급격한 사양화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경마산업 중흥을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까. 가장 중요한 부문은 올바른 조세정책을 통해 중흥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99년 통계에 의하면 경마팬 1인당 하루 마권 구매액은 34만6천5백50원이었다. 이중 17%에 해당하는 5만8천9백14원은 마권을 구매할 때 마권세 10%, 교육세 5%, 농어촌특별세 2% 등의 세금으로 원천징수하고 게다가 배당률 1백배 이상의 적중마권에 대해서는 배당금(총 매출액의 72%)에 대한 기타소득세 20%와 주민세 2%(기타소득세의 10%)를 추가로 징수한다. 여기에다 한국마사회 수입금 11%인 3만8천1백20원까지 원천징수하게 됨으로써 경마를 오래 즐기는 경마팬일수록 패가망신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지니고 있다. 기타소득세를 적용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경마팬은 자신의 총투자금액 34만6천5백50원 중 72%인 24만9천5백16원밖에 찾아갈 수 없었다. 기타소득세가 적용되면 전체 마권구매액의 56.2% 즉 19만4천7백61원만이 경마팬의 몫이다. 15만1천7백89원은 각종 세금과 마사회수입금으로 귀속된다.
경마의 높은 세금 때문에 사설경마와 맞대기 등으로 세금을 내지않는 돈은 물론 비공식적인 조사이긴 하지만 총 마권매출액의 20-25%로 추산되고 있다. 하루 마권매출액이 5백억원을 넘어서고 있으므로 1백억원-1백25억원이 세금 한푼 내지않고 움직여진다고 볼 수 있다. 이중 30%정도를 세금과 마사회 수입금으로 가정할 때 30억원-37억5천만원을 고스란이 손해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율을 높이는 것보다 탈루되는 세금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기타소득세는 10만원 이상 마권과 100배 이상의 배당금에 적용하고 있다. 이중 10만원 이상의 마권은 아예 발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마권구매 상한선이 철폐될 경우는 심각한 상황이 된다.
조세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경마팬의 이익은 물론이고 정부의 이익으로도 되돌려진다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 한다. 이는 한국경마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조세제도를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경륜이며 경정, 카지노, 축구복표 등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경쟁산업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늦어지면 한국의 경마산업의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할수 있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한국마사회 농림부는 하루속히 조세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