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에서 경주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데 서울경마장의 마방이 부족해 신마들이 입사를 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대접을 받아야할 경주마들이 천대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안타깝다.
서울경마장의 마방 부족사태가 심화된 것은 이달초부터였다. 신마가 무더기로 몰려 들어온데다 상대적으로 은퇴하는 경주마가 적어 빚어진 현상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마방부족사태가 빚어지자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물론이고 마주와 조교사들도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서울경마장에는 주암마사 7백86개, 삼포마사 6백86개 등 모두 1천4백72개의 마방이 있다. 주암마사의 경우는 이미 오래 전에 포화상태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여유를 보였던 삼포마사도 최근에는 주암마사의 신마들을 수용하면서 마방 부족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주암마사 소속이면서 삼포지역에 수용돼 있는 경주마는 총 60여 두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포마사에라도 수용이 된 경주마는 그나마 다행이다. 입사를 해야하는데 마방이 없어 대기중인 경주마도 30여 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최근 경매마들도 대부분 입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초 6월에 실시할 예정이던 국산경주마 경매가 연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마방 부족 현상은 조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3-4두의 신마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마방부족 사태는 신마도입과 은퇴마가 원할한 사이클을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러면 마방부족사태를 해결할 정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근본적으로는 트레이닝센터를 건설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향후 부산경마장과 또다른 지방경마장이 생기는 것을 감안한다면 중부지역에 트레이닝센터를 건설하여 경주마를 수용하고 경주가 열릴때마다 각 경마장으로 경주마를 이동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추진하기에는 많은 예산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발등의 불을 끌수 있는 당장의 해결책은 되지않을 것이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임시방편이긴 하지만 현재 승용마를 수용하고 있는 승마교육원 마방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또다른 방안은 제도적으로 원활한 경주마 수급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2세짜리 신마가 대거 입사하게 된 배경에는 내년도 코리안오크스와 코리안더비를 겨냥한 경주마 구입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 2개 대회를 시기적으로 분산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아직은 우리나라의 경주마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선진경마국의 제도를 그대로 답습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따라서 코리안오크스를 봄에 치른다면 코리안더비는 야간경마 또는 9월 경에 치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코리안오크스와 코리안더비를 한꺼번에 겨냥해 일시에 신마가 몰려들어오는 현상을 없을 것이다.
또 현재의 마방대부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은퇴할 경주마들을 빨리 은퇴시키도록 하는 제도의 마련도 필요하다. 은퇴할 경주마를 오래동안 소유하고 있으면 있을수록 손해가 되도록 한다면 경주마의 수급 사이클이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서울경마장이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마방을 더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